서울 도심 가로지르는 산책로, 경의선 숲길
서울 도심 가로지르는 산책로, 경의선 숲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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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km 폐선구간 공원화…용산구와 마포구에 띠 모양의 휴식공간

 

모처럼 영상 1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에 웬지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외투를 꿰어 입고 경의선 숲길을 찾았다.

출발지는 용산 삼각지 원료로 1동 아파트 숲속이다. 용산역에서 지상에서 출발한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는 지점이다. 그곳에 객차 한 대가 서 있다. ‘숲길 사랑방이란 이름을 달고 있었는데, 안에는 관계자 외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놨다.

 

삼각지 출발지에 놓인 ‘숲길 사랑방’ /박차영
삼각지 출발지에 놓인 ‘숲길 사랑방’ /박차영

 

경의선 부설권은 애당초 1896년 프랑스 회사 피브 리유(Fives-Lille)에게 주어졌으나, 프랑스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조선 조정이 회수했다. 조선 정부는 박기종 등 국내자본에게 부설권을 넘겼으나, 박기종 등이 설립한 대한철도회사가 자금 조달에 실패해 다시 왕실이 투자한 서북철도국에 이양되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이 공작을 벌여 부설권을 얻었고, 1904년 러일전쟁이 터지면서 일본이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만주에서 벌어진 전투에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경의선은 빠른 속도로 착공되어 2년만인 1906년에 서울역에서 신의주역까지 518.5km가 완공되었다.

그후 해방되고 나라가 두동강으로 갈라지면서 경의선도 파주까지만 운행하는 절름발이가 되었다.

 

경의선 숲길 구간 /네이버 지도
경의선 숲길 구간 /네이버 지도

 

경의선은 원래 서울역에서 출발해 신촌역을 거쳐 북쪽으로 향하는 노선이고, 용산역~가좌역 구간은 용산선이라는 지선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의선 숲길은 용산선 숲길인 셈이다. 서울역이 포화되면서 경의선은 용산에서 출발하게 되었고, 수도권 전철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용산역~가좌역 사이의 구간이 지하화되었다.

201012월부터 폐철길에 공원화 작업이 진행되어 20165월에 완공되었다. 20123월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구간,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 구간이 2016년 전체 조성되었다.

 

경의선 숲길 표지판 /박차영
경의선 숲길 표지판 /박차영

 

경의선 숲길은 경의-중앙선이 지하로 들어가는 삼각지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가좌역까지 6.3km 구간이다. 버려진 철길을 시민들의 문화 산책로로 잘 가꿔졌다. 마침 포근한 날씨여서 숲길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집에서 나와 걷고 또 걸었다.

 

아쉽게도 공덕역에서 숲길이 끊어진다. 이미 건물들이 차 있어 중간에 새 길을 내기 어려운 형편인 것은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샛길을 예쁘게 포장해 끊어진 길을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덕사거리를 빼면 전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신천연세병원 바로 옆 구간에 단절되어 있었는데 서강로를 넘어가는 구간에 공중다리를 설치해 이어져 있다.

 

경의선 숲길에 철도 침목으로 만든 건널목 /박차영
경의선 숲길에 철도 침목으로 만든 건널목 /박차영

 

녹지가 부족한 용산구와 마포구에 도심을 가르는 6km의 숲길이 생겨났다. 아파트 단지 속에 숲이 조성되고, 그 안에 과거와 현재, 세대와 세대를 잇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경의선 싶길 주요구간 /서울시 경의선숲길 사이트
경의선 싶길 주요구간 /서울시 경의선숲길 사이트

 

서울시의 경의선 숲길 사이트에는 구간별 이용방법을 소개했다.

 

연남동 구간

거리 약 1.2km, 도보 약 35

연남사거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숲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있는 기찻길과 간이역을 닮은 쉼터를 보며 이 길이 과거 철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길게 뻗은 은행나무 행렬과 860m의 긴 물결을 따라 걷다보면 경의선 숲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주요장소 : 잔디마당 / 은행나무길 / (세교천을 재현한) 물길 / 철길

 

땡땡거리의 조각 /박차영
땡땡거리의 조각 /박차영

 

와우교 구간

거리 약 370m, 도보 약 15

홍대 앞 와우교부터 서강대역까지의 숲길이 와우교구간이다. 이 곳은 곳곳에 남아있는 철길과, 기차가 운행되던 당시 땡땡거리라 불리던 철도건널목을 그대로 복원해놓고 있어 여러 구간 중에서도 경의선에 대한 향수를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요장소 : 땡땡거리 / 책거리 / 전망데크 / 기찻길 옆 예술마을

 

홍대역 책거리의 소년 소녀상 /박차영
홍대역 책거리의 소년 소녀상 /박차영

 

신수·대흥·염리동 구간 구간

거리 약 1.3km, 도보 약 35

마포구 신수동 일대 구간으로 선동물천, 무쇠막 등 마을의 옛 기 억을, 대흥동 일대 구간으로는 봄철에 벚꽃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염리동 일대 구간으로 메타세콰이어길과 느티나무 터널이 있는 녹색 쉼터이다.

주요장소 : 철길 소년 소녀상, 간이역 쉼터 / 선통물천

 

새창고개·원효로 구간

거리 약 960m,도보 약 25

공덕역에서 효창역까지 이어진 구간으로 구불구불한 고갯길과 탁 트인 전망 테라스, 자연암석 등 옛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원효로 구 간은 용산구 문화센터까지 이어진 구간으로 경의선 숲길의 시작점 이다. 경의선 철길의 오랜 역사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주요장소 : 버드나무쉼터 / 히스토리 벽 / 숲길사랑방

 

2시간쯤 걸었다. 도심을 걷는다는 것은 피곤한 일인데, 경의선 숲길 걷기는 오히려 상쾌했다. 주변에 상가들도 생겨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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