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의 모세, 성경과 약간 다르다…별도 내용도
코란의 모세, 성경과 약간 다르다…별도 내용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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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보다 더 지식이 많은 키드르 소개…교훈적 내용도 포함

 

구약성서의 모세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도 등장한다. 코란에서 모세는 아라비아어로 무사(Musa)로 표현된다. 코란에서 무사는 135회 언급된다.

코란의 무사는 이집트 파라오와 논쟁을 벌이며 이스라엘인들을 탈출시키고 이스라엘인들을 교화시키는 인물로 등장한다. 모세에 대한 코란의 흐름은 구약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부분적으로 달리 기술되어 있고, 코란에만 나오는 독자적인 스토리도 있다.

 

구약 출에굽기에 나오는 대목과 코란의 차이를 몇가지 살펴본다.

 

구약성서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크게 불어나고 매우 강해졌기 때문에 파라오가 갓태어난 히브리 남자아이를 모두 강물에 던져버리라고 명령한다. 코란에서는 한 제사장이 파라오에게 이스라엘에 한 남자 아이가 태어났는데, 장차 그 아이가 자라면 당신의 재산이 그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자, 파라오가 화를 내며 이스라엘 남자 아이를 모두 살해하라고 한다.

성경에는 강가에 버려진 간난아이 모세를 발견한 사람이 파라오의 공주라고 한데 비해, 코란에서는 모세를 발견하고 데려간 이가 파라오의 부인 중 한사람으로 되어 있다.

 

이집트 왕녀가 강가에 놓아둔 모세를 구하고 있다. (페르시아 삽화) /위키피디아
이집트 왕녀가 강가에 놓아둔 모세를 구하고 있다. (페르시아 삽화) /위키피디아

 

성경에 모세는 파라오의 근로감독관을 죽이고 미디안으로 도망갔다가 이집트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불타는 나무에서 야훼를 만나 계시를 받게 된다. 코란에서도 이 과정은 같다. 다만 모세가 이집트로 돌아갈 때 아내를 동반하게 된다. 모세는 이집트로 가는 도중에 시내산에서 길을 잃었는데 멀리 불빛이 보여 갔더니 알라를 만나게 된다.

모세와 파라오의 대결 장면은 대체로 비슷하다. 다만 구약에는 모세의 형 아론이 던진 지팡이가 뱀이 되었는데, 코란에서는 모세가 던진 지팡이가 흰 뱀으로 변해 파라오의 마술사들이 뱀들을 삼켜버렸다.

 

모세가 파라오 앞에서 던진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다. (이슬람 삽화, 1540) /위키피디아
모세가 파라오 앞에서 던진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다. (이슬람 삽화, 1540) /위키피디아

 

모세가 파라오에게 재앙을 가했다는 내용도 성경과 코란에 대동소이하다. 구약성서에는 핏빛 강물, 개구리 소동, 이 소동, 파리 소동, 집짐승의 죽음, 피부병 전염, 우박, 메뚜기 소동, 어두움, 이집트의 맏이 죽음 등 10가지 재앙이 내려진다. 코란에서 모세는 나일강의 가뭄, 폭우와 홍수, 메뚜기, , 개구리, 코피 흘리기 등 9가지 재앙을 내린다. 코란에서 홍수와 코피 흘리기는 구약성경에 없는 내용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고 큰 물이 갈라지는 것도 두 경전에서 같다. 다만 성경에는 이집트 파라오가 물에 빠져 죽는다는 내용이 없지만, 코란에서는 파라오가 죽는다.

바닷물이 갈라지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다를 건너지만 이집트 군대가 물에 빠져 죽는 것도 동일하다. 코란에서는 파라오가 이 장면을 보고 알라신을 믿게 되었다. 그러나 알라신은 이 폭군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벌했다. 파라오는 바다가 다시 합쳐질 때 빠져 죽고, 그 시체가 이스라엘 사람들 앞에 떠오른다. 알라신이 파라오에 대한 신앙을 조금이나마 갖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를 한 것이라고 코란은 설명한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갔을 때 이스라엘 군중 /위키피디아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갔을 때 이스라엘 군중 /위키피디아

 

성경에는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 40일간 머물면서 야훼의 계명을 받는다. 코란에서는 신이 모세에게 30일간 몸을 정결하게 한뒤 시나이산에 올라 자신을 만나라고 했다. 그런데 모세는 신을 만나기 위해 먼저 올라갔다. 그 벌로 재계기간이 10일 더 늘어 40일이 되어 신을 만나게 된다.

코란에서는 30일 후에 온다던 모세가 지체하자, 이스라엘인들이 모세가 약속을 어겼다며 황금송아지를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성경에는 모세의 형 아론이 황금송아지를 만들라고 했지만, 코란에서는 아론이 군중에게서 겁박을 당해 사람들이 황금송아지를 만드는 것을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설명한다.

코란에서는 황금송아지 제작을 주도한 이를 사미리(Samiri)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알라신은 사미리에게 징벌을 내린다. 사미리는 야수로 변해 세상 말일이 오는 날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가까이 갈수 없도록 벌을 내렸다. 성경에는 모세가 황금송아지를 불태워 그 재를 물에 타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먹게 했다. 코란에서는 모세가 황금송아지를 불태워 바다 속으로 던져버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코란에서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 모세의 스토리를 서술한다. 그 내용은 세가지다.

 

누런 암소

신을 경배하는 한 가난한 이스라엘 노인이 아들에게 암소 한 마리를 남기고 죽었다.

또다른 곳에 부자인 이스라엘 노인이 죽었는데, 그 아들은 엄청난 재물을 물려받았다. 사촌들이 그의 재물을 시기해 그 아들을 죽여버렸다. 그 아이의 친척들이 모세를 찾아와 살인자를 찾아달라며 부탁했다. 모세는 암소 한 마리를 잡아 소의 혀로 죽은 아이를 때리면 살아나 살인자를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아이의 친척들은 모세의 말을 황당하게 여겨 듣지 않았다. 그들은 모세가 자기들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모세에게 그 소가 어떤 소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했다. 모세는 소가 늙지도 어리지도 않다고 했다. 친척들은 무슨 색깔이냐고 물었다. 모세는 그저 누런 소라고 했다.

아이의 친척들은 모세가 설명한 소를 찾아 다니다가 가난한 노인의 아들이 그 소를 기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척들은 그 소를 팔라고 했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며 거절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그 소를 팔지 않겠다고 했다. 값이 점점 더 올라갔다. 마침내 소의 겉에 씌울 만큼의 금을 주면 팔겠다는 어머니의 답이 나왔다. 부자집 아들의 친척들은 그 값을 주고 소를 샀다. 그 소를 죽여 혀를 잘라 죽은 사람의 몸을 때렸더니 죽은자가 살아나고 살인범도 체포되었다는 얘기다.

이 스토리는 신을 경배한 사람은 큰 재산을 만들고, 신을 무시하는 사람은 큰 댓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던진다.

 

모세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키드르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에게 당신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모세는 신에게게 물었더니, 두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가면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모세가 그곳에 갔더니 키드르(Khidr)라는 사람이 있었다. 모세는 키드르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키드르는 모세에게 당신은 나와 함께 가면서 침묵을 지켜야 하며, 화를 내지 말아야 하며, 잠자코 보고만 있어야 한다며 세가지 약속을 지키라고 했다. 모세는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키드르를 따라갔다.

그들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데, 키드르가 갑자가 갑판을 뜯어냈다. 모세는 깜짝 놀라 키드르에게 물에 빠져 죽게 하려는 거요하며 간섭했다. 그것은 침묵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었다. 모세는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빌었다.

뭍에 내린 후 걸어가다가 키드르가 갑자기 어린 아이를 죽여버렸다. 모세는 당신은 무슨 짓을 하는 거요. 당신은 순결한 생명을 죽였군요라며 화를 냈다. 이 또한 약속을 저버린 일이었다. 모세는 다시 사과를 했다.

그들이 어느 마을에 들렀을 때, 키드르는 한 집을 들렀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렇지만 키드르는 그 집의 담장이 무너진 것을 보고 고쳐줬다. 모세는 저런 인색한 사람들에게 선행을 보답하느냐고 질책했다. 이 또한 약속을 저버린 일이다.

그 때 키드르는 모세가 약속을 어긴 세가지 일의 사연을 말했다. 첫째 배의 갑판을 뜯은 것은 폭군이 배를 징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백성들을 동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둘째, 아이를 죽인 것은 그의 부모가 그 아이를 너무 편애해 불의와 불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 셋째, 담장은 고친 것은 그 아래 보물이 묻혀 있는데, 그 보물은 그 집에 있는 두 고아의 소유다. 그 담장을 잘 수리해 놓아야 두 아이가 컸을 대 보물을 꺼낼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스토리는 선한일을 하는 것은 지혜에 의지해 하는 것이지, 눈에 의지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던진다.

 

이슬람인들이 모시는 모세의 무덤(제리코와 예루살렘 사이) /위키피디아
이슬람인들이 모시는 모세의 무덤(제리코와 예루살렘 사이) /위키피디아

 

코라

성경의 고라(Korah)와 코란의 코라는 전혀 달리 설명된다. 성경에선 코라가 모세와 같은 레위 지파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선동하다가 땅 속에 빠져 죽는 인물로 나온다.

코란에서 고라는 모세의 친척인 것은 같지만 탐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코란의 코라는 가난한 사람들을 짓누르려다 신의 징벌을 받아 땅속으로 빠져 죽는다.

 

이슬람 교도들은 모세를 예언자로 숭배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제리코(Jericho, 성경에선 여리고)와 예루살렘 사이에 모세의 무덤을 두고 있다. 그곳은 지금 팔레스타인 지역인 웨스트뱅크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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