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여호수아기의 스토리가 유대인들이 창조한 신화라고 하더라도, 그 신화는 유대인들이 수세기에 걸쳐 가나안에 정착하는 역사적 궤적을 암시한다. 유대인들은 우선 요단강 동부, 즉 지금의 요르단 지역을 차지한 후에 요단강을 건너 차츰 가나안 중심부로 이동했고, 그후에 가나안의 남과 북으로 진출했다.
아이(Ai)는 여리고에서 동쪽으로 유대 고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다. 고고학자들은 그동안 아이의 찾아 나섰는데, 그들의 발굴에 의해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엣-텔(Et-Tell)이 성서의 아이로 비정되고 있다. 그곳에서 발굴된 성터의 유적지는 청동기 시대에 번영한 도시로 추정된다. 여호수아 정벌기가 철기시대라면, 그 이전의 것이다. 고고학자들은 엣-텔에서 여호수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흔적을 찾지 못했다.
여호수아기에 아이 함락은 여리고만큼이나 비중 있게 그려진다. 이스라엘 군대는 첫 번째 공격에서 아이의 강한 반격을 받아 퇴각을 한다. 야훼는 누군가가 야훼에게 바칠 물건을 훔쳤다면서 그를 찾아내 벌을 주라고 여호수아에게 명령했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모아놓고 주사위를 던져 물건을 훔친 사람을 찾으니, 유다 지파의 아간(Achan)이라는 자가 여리고에서 빼앗은 전리품을 자기것으로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여호수아는 아간이 훔친 금과 은, 옷가지를 빼앗고 아간과 그의 자녀들, 그에게 속한 가축들을 모두 돌로 쳐 죽인다.
구약성서에서 여호수아는 잔혹한 장수로 그려진다. 그는 족내에 반역자를 아간처럼 아들과 딸까지 모두 죽였다. 전투에서 얻어지는 전리품은 모두 야훼에게 바쳐야 한다 개인 소유는 있을수 없다.
여호수아의 군대는 이스라엘과 싸워 패한 이단의 종족은 한사람도 남기지 않고 모두 죽였다. 항복할 경우 노예로 삼았다. 여호수아의 잔혹성은 이민족의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이스라엘 군대에 패하면 모두 죽는다. 차라리 항복해 노예로 살더라도 생명을 부지하겠다고 나선 부족이 있었다. 히위족(Hivites)의 기브온(Gibeon)이다. 그들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피해 항복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인들의 노예로 살고, 야훼의 제단을 돌보는 노예로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맡게 된다. 기브온 사람들은 재산이 빼앗기더라도 목숨은 건진 것이다.
기브온의 항복은 가나안의 다른 부족들의 단결을 촉발했다. 예루살렘왕, 헤브론왕, 야르뭇왕, 라기스왕, 에글론왕 등 다섯 왕이 이스라엘 공격에 저항해 연합전선을 편다. 다섯왕은 기브온을 공격한다. 기브온은 여호수아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여호수아는 아모리족 다섯 왕과 밤낮없이 싸우기 위해 해와 달의 움직임을 멈춰 달라고 야훼에게 요청한다. 야훼는 해와 달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그 틈에 여호수아는 다섯 왕을 토벌한다. 다섯 왕은 토굴로 도망간다. 야훼는 그들에게 큰 돌로 토굴을 막아 다섯 왕이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여호수아는 아모리족을 무찌른 후에 다섯 왕을 끌어내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의 목을 밟아 죽이게 하고, 그 시체를 나무에 매달았다. 구약성경은 이 모든 것이 야훼의 명령에 의한 것이고, 여호수아의 업적으로 그린다.
이때 처음으로 예루살렘(Jerusalem)이 등장한다. 아모리족 다섯 부족 가운데 예루살렘이 포함되어 있고, 그 왕의 이름은 아도니세덱(Adonizedek)이다. 유대인들은 정신적 고향인 예루살렘을 자기네 땅으로 만든 인물을 여호수아로 믿고 있다.
그후 여호수아는 북쪽으로 공격해 하솔(Hazor)을 점령한다. 하솔은 이스라엘 북부의 고대도시로, 고대 이집트의 문자판에도 자주 등장한다. 갈릴리호 북쪽에 위치해 있어 지중해 연안의 주요 교역도시였다. 여호수아기(11:10)에 하솔은 가나안 왕국들 가운데 가장 강한 나라로 표현되었다.
1950년대에 이스라엘 고고학자 야딘(Yigael Yadin)에 의해 하솔의 유적이 발굴되었다. 발굴결과 거대한 건물 유적에 그을린 자국이 나타났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을 완수한다. 그가 무찌른 왕이 모두 31명이다. 성서에는 모세가 요단강 동쪽을 점령하면서 무찌른 왕이 아모리족 시흔왕과 바산왕 옥 등 2명인데 비해 여호수아는 모세를 뛰어넘는 정복왕으로 그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