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갈등, 노년 우정 그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인종 갈등, 노년 우정 그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1.3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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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1973년 미국 남부에 유대인 노파와 흑인기사의 잔잔한 스토리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Driving Miss Daisy)1948년에서 1973년 사이 25년이란 시간과 흑백 차별이 심하고 KKK의 본고장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1848년 여름 깐깐한 성격의 72세 유대인 노파 데이지(Daisy)가 차를 몰고 나가다 이웃집 울타리에 차를 쳐 박는 사고를 내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40세의 아들 불리(Boolie)는 어머니에게 새 차를 사주는데 어머니의 나이가 많아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가입을 거절당한다. 하는수 없이 운전사 호크 콜번(Hoke Colburn)을 고용한다. 호크는 쾌활하고 친절하지만 주관이 뚜렷한 중년 흑인이다.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초반의 스토리는 유대인 노파와 흑인 기사 사이의 갈등과 화해로 전개된다. 데이지 부인은 혼자 해결하겠다며 운전사의 시중을 거절한다. 어느 날 호크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나가는 데이지 부인의 뒤를 쫓아가자, 데이지 부인은 마침내 뒷자석에 올라 앉는다.

흑인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던 데이지는 부엌 선반에 있던 연어 통조림 한 통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호크의 짓이라고 단정한다. 데이지는 호크를 내쫓기 위해 아침 일찍 아들 불리를 집으로 불러 들인다. 그런데 아침에 출근한 호크는 어제 통조림 한통을 먹었다고 고백하고 새로 사온 통조림을 선반에 갖다 놓는다. 이때부터 데이지는 호크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연다.

어느 날 남편의 묘지를 돌보던 데이지는 호크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직 교사였던 데이지는 호크에게 글 읽는 법을 가르친다.

1951년 크리스마스 날, 데이지 부인은 교사시절에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알파벳 교본을 호크에게 선물한다. 그 뒤 두 사람 사이의 벽이 차츰 허물어진다.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후반의 스토리는 1960년대 미국 사회에 번진 인종갈등을 그려낸다. 데이지는 오빠의 80세 생일을 축하하러 가던 중 만난 백인 경찰들이 호크를 인종차별적으로 대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백인 경찰들이 유태인인 자기도 똑같이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영화 포스터 /위키피디아
영화 포스터 /위키피디아

 

그러던 어느날 데이지가 예배를 가던 중에 유대교 시나고그에 폭탄이 터진 소식을 들었을 때 호크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백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이야기를 한다. 데이지는 호크의 이야기를 들으며 흑인 현실에 눈을 뜨고,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회를 참석한다. 데이지는 아들에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집회에 가지고 했으나, 기업을 하는 아들 불리는 백인 사회의 눈치를 보는 바람에 참석을 못하겠다고 한다.

데이지는 마틴 루터킹의 디너에 호크를 초대하는데, 자동차에 내리기 직전에 그를 초대한다. 호크는 예의가 어긋난다며 모욕감을 느끼고 초대에 응하지 않는다. 대신에 호크는 차 안의 라디오로 킹 목사의 연설을 듣는다.

데이지는 호크를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인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늙어가는 친구가 되었다.

1971년 호크는 데이지가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고, 아들 불리에게 이를 전한다.

1973년 데이지는 97세로 양로원으로 들어가고, 호크도 85세로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호크는 틈만 있으면 데이지를 찾아가 데이지의 말동무를 해준다. 데이지는 아들보다 호크에게 더 강한 신뢰를 보낸다. 영화는 호크가 데이지에게 케이크를 떠먹여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영화는 1990년 제62회 아카데미상 9개 부문에 후보작으로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 제47회 골든글로브상에서는 최우수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받았으며, 4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제시카 탠디(Jessica Tandy)와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이 최우수 공동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특히 데이지 부인 역을 한 제시카 탠디는 80세의 나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아카데미 역사상 최고령 수상자가 되었다.

유대교와 기독교 사이에 내재한 갈등, 흑인과 유대인에 대한 미국사회의 차별, 노년기의 우정 등에 관해 잔잔하게 그렸다. 일부에서는 흑인 운전사가 유대인 부인에게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리는 장면이 역겹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알프레드 유리(Alfred Uhry)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영화속 장면 /IMDb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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