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미얀마 군부, 새 의회 개원 맞춰 쿠데타
부패한 미얀마 군부, 새 의회 개원 맞춰 쿠데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2.0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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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구금, 1년간 비상사태 선포…바이든 정부 시험대 올라

 

미얀마 군부가 21일 새벽에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국가고문을 비롯해 정부 고위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쿠데타로 권력은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미얀마 군부가 밝혔다.

 

미얀마에 군부 통치가 시작된 것은 1962년 쿠데타 이후부터다. 이후 미얀마 독립지도자 아웅산의 딸인 아웅산 수치가 민주화운동을 펼쳤다. 군부는 수치 여사의 요구를 거부했다.

1990년에 자유선거가 치러져 수치여사가 이끄는 정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했지만, 군부는 그녀에게 권략 이양을 거부했고, 가택에 연금시켰다.

미얀마 군부는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민주적 이양과정을 실시해 2015년에 민주선거를 실시했다. 이 선거에서 수치여사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NLP5년전 선거 때보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집권당은 476석 가운데 396석의 압도적 의석을 차지했다. 군부를 지지한 정당은 불과 33석 밖에 얻지 못했다.

새 의회는 21일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 시점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것이다.

 

아웅산 수키 /위키피디아
아웅산 수키 /위키피디아

 

군부는 지난해 11월의 선거가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부정이 없었다고 밝혔다. 군부가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군부 쿠데타의 합법성 여부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에 군부와 민주세력이 합의해 성립한 헌법에 군부가 국가 변란에 준할 경우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군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다만 군부가 주장하는 선거 부정이 국가 변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해석의 소지가 남아 있다. 미얀마에 이를 판단할 기구가 있는지 여부도 애매하다.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입법, 행정, 사법의 권한이 모두 흘라잉 장군에게 이양되었다고 밝혔다. 군부가 쿠데타의 적법성을 장악할 법원까지 장악한 것이다.

 

쿠데타로 미얀마 권력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위키피디아
쿠데타로 미얀마 권력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위키피디아

 

정권을 장악한 흘라잉은 올해 65새로, 2011년부터 최고사령관을 재직해온 군부 실세다. 2011년 사성장군, 2013년에 오성장군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11월에 스스로 부통령급 지위에 올랐다.

흘라잉의 휘하 부대는 미얀마 북부와 남부에서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을 자행했으며,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에 앞장섰다고 유엔인권위원회(UNHRC)의 비난을 사고 있다. 2019년 미국 정부는 흘라잉의 미국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고, 미국내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흘라잉은 또 군부 소유 기업 MEHL의 대주주이며, 배당으로 연간 25만 달러를 받는다. 그의 아들도 미얀마에서 다수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고, 딸과 가족들이 다양한 형태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쿠데타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국제무대의 시험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수치를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최근 선거 결과를 뒤집거나 미얀마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지연시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면서 "현 상황이 철회되지 않으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수치 고문 등에 대한 구금 조치를 강력히 비난하고, 국민 의사를 존중하고 평화로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터키도 쿠데타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이웃국가인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은 어느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는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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