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2지파는 존재했을까
이스라엘 12지파는 존재했을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2.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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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7~6세기에 12지파설 형성됐다는 주장…지파간 영토분쟁 있은듯

 

구약성서 여호수아기기에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마치고 12지파에 땅을 분할하는 장면이 나온다.

땅은 민감한 문제다. 하지만 땅의 분할에 야훼는 개입하지 않는다. 언약궤의 구체적인 규격을 지시하고 가나안 정탐병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몰살하는 까다로운 야훼도 가장 중요한 토지의 분할에 나서지 않았다. 다만 야훼는 제비뽑기에 의해 가나안 땅을 분할하라고 한다. 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계에서 인간의 이해와 판단으로 결정하는 세계로 넘어 가는 것이다.

먼저, 요단강 동부는 이미 모세와의 약속에 의해 르우벤과 갓, 므낫세 지파에게 분할되었다.

가나안은 여호수아에 의해 분할된다. 구약성서엔 여호수아가 지파 수장들과 협의헤 의해, 또는 제비뽑기에 의해 땅을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의 세계에서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지파들이 치열하게 경쟁했을 것이다. 그런 대목이 성경에 은연중에 나온다.

 

이스라엘 12지파의 영토 /위키피디아
이스라엘 12지파의 영토 /위키피디아

 

먼저 유다 지파의 지도자 갈렙(Caleb)이 지분권을 요구한다. 그는 40년전에 가나안 정탐병으로 갔다가 돌아와 가나안 공격을 주장한 덕분에 모세로부터 충성심을 인정받은 점을 들어 토지배분의 우선권을 요구했다.

민수기에 그는 야훼에 충직한 종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땅을 분할하는 장면에서 그는 야훼에게 충성심을 보였으니 자신이 원하는 땅을 달라고 한다. 여호수아도 갈렙의 주장을 거부하지 못하고 그에게 우선권을 주었다. 유다 지파는 가나안 남부의 땅을 차지한다.

여호수아가 소속한 에브라임 지파도 우선권을 갖는다. 에브라임은 가나안의 중부 알짜배기 땅을 차지한다.

에브라임과 같은 뿌리인 므낫세 지파도 모세에 의해 요단강 동부에 땅을 얻었지만,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가나안에 별도의 땅을 얻는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요셉의 두 아들이다. 야곱의 12명 아들중에 요셉만 2개 지파를 형성한다.

요셉의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 영토는 가나안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른다. 그것도 모자라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가 더 많은 땅을 요구한다. 여호수아는 자신의 지파와 같은 혈족의 지파에게 추가로 땅을 준다.

 

이렇게 5개 지파가 먼저 땅을 차지한 후에 7개 지파의 것을 나중에 차지하게 한다. 7개 지파에서 세 사람씩 뽑아 모두 21명으로 남은 땅에 보내 지형을 그리게 하고, 추첨을 통해 차례로 땅을 나눠준다.

 

모세가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있다. (James Tissot, 1896–1902) /위키피디아
모세가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있다. (James Tissot, 1896–1902) /위키피디아

 

그런데 이스라엘 민족에 12개 지파가 과연 존재했을까. 적어도 19세기까지는 구약성서의 12지파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다. 그후 고고학과 역사학이 발전하면서 성경의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확인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졌다.

역사학자들은 12지파설이 BC 7~6세기 유다왕국 말기에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호수아라는 인물 자체가 상상의 인물이고,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으로 이주한 시기가 수세기에 걸쳤다면 구약 여호수아기와 12지파 분할도 구전을 통해 후대에 형성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자신의 뿌리를 야곱의 12명 아들로 강조하면서 후대에 각 지파의 이름을 야곱의 아들로 명명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요단강 동부지파와 서부지파의 대결도 여호수아기에 나온다. 르우벤, , 므낫세 반쪽 지파가 전투를 끝내고 자기네 지역으로 돌아가면서 요단강 서쪽에 기념비를 세운다. 서부 지파들이 이에 항의한다. 동부 3개 지파가 자기네들이 별도로 성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제기한 것이다. 동부와 서부 지파는 서로를 설득하며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암묵적으로 요단강을 경계로 동부와 서부 지파의 대립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여호수아의 무덤 /위키피디아
여호수아의 무덤 /위키피디아

 

어쨌든 토지 분할을 끝내고 여호수아는 자신이 소속한 에브라임 지파의 영토에 자신의 땅을 만들고 은퇴한다. 왕이 없던 시절이다. 여호수아는 왕이 아니었다. 모세의 지명에 의해 가나안 정복과 토지분할의 임무를 띤 과도기적 지도자이자 총사령관이었을 뿐이다.

여호수아는 110세에 죽는다. 그는 죽기 직전에 세겜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놓고 야훼에 충실할 것을 설교한다.

여호수아가 죽고 동시에 아론의 아들이자 제사장인 엘르아살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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