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소재로 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명화를 소재로 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2.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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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C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와 가공의 소녀 그릿의 사랑과 예술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는 렘브란트, 프란스 힐스와 함께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3대 화가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베르메르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로 불린다.

이 그림은 초상화나 인물화의 스타일을 벗어나 분장을 하고 표정과 감정을 넣은 트로니(tronie)라는 장르에 속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녀의 왼쪽 귀에 매달린 커다란 진주 귀걸이다. 동양적인 푸른색 터번을 두르고 이국적인 옷을 입고 무언가 쳐다보는 매혹적인 눈빛을 그림에 담았다. 작품은 1665년에 그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베르메르의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위키피디아
베르메르의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위키피디아

 

그림의 모델이 된 여인은 누구일까.

이 의문에 착안해 여류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어(Tracy Chevalier)진주목걸이를 한 소녀라는 소설을 펴냈다. 1999년 이 소설이 출간되기 직전에 올리비아 헤트리드(Olivia Hetreed)라는 영국 시나리오 작가가 소설을 접하고 주인공 그릿(Griet)에 감명을 받았다. 헤트리드는 영화감독인 남편 앤디 패터슨에게 말했고, 소설가 슈발리에에 접근해 영화저작권을 얻어냈다. 소설가 슈발리어는 헐리웃 영화가 지나치게 섹스어필하는 것이 싫었기에 영국 영화제작사에 저작권을 넘겼다고 한다.

영국 제작진은 2001년에 처음에 주인공 그릿 역으로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을 스카웃했는데, 허드슨이 제작 한달전에 배역을 포기하면서 영화제작에 차질이 빚어졌다. 영화사는 공백기를 거쳐 영국 TV 감독인 피터 웨버를 감독으로 맞아들이고 스칼릿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을 주인공 배우로 선정함으로써 1903년 영화가 제작되었다. 요한슨의 당시 나이가 17, 현대풍의 여배우가 고전적 여인의 역할을 해 낼지에 의문이 있었지만, 요한슨은 17세기 네덜란드 소녀역 을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는 평을 받는다.

 

영화의 장면 /IMDb
영화의 장면 /IMDb

 

스토리는 화가 베르메르의 실제 인생에 하녀 그릿이라는 가공인물을 픽션화해 시대 드라마로 엮어 냈다.

영화 포스터 /위키피디아
영화 포스터 /위키피디아

 

그릿의 아버지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인데 눈이 멀어 가정형편이 어려워진다. 아버지는 16세의 딸을 유명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하녀로 보낸다. 그릿은 묵묵히 일을 하다가 베르메르의 화실을 발견한다. 그는 베르메르와 조금씩 대화를 나누면서 그림을 배워나가고, 베르메르는 그릿이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베르메르는 그릿에게 물감을 섞거나 그림 작업을 돕도록 한다. 화가와 하녀가 가까워지자, 화가의 아내 카타리나가 질투심을 갖는다.

어느날, 베르메르의 후원자인 반 루이벤이 그릿을 보고 반해서 자기집에서 일하게 해 달라고 한다. 베르메르는 거절한다. 그러자 루이벤은 베르메르에게 그릿의 초상화를 그릴 것을 요청한다. 베이메르는 이에 응한다.

베이메르의 작업은 가족들이 모르게 진행된다. 아내 카타리나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안달해 한다. 베이메르의 장모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장모는 딸이 외출한 틈을 타 진주 귀걸이를 그릿에게 넘긴다.

베이메르는 그릿의 귀를 뚫어 귀걸이를 걸어준다. 그릿은 이때 화가에 대한 연정을 느낀다. 도중에 베이메르의 후원자 루이벤은 그릿을 겁탈하려 하다가 그릿의 저항으로 실패한다.

아내 카타리나는 하녀 그릿이 자신의 진주목걸이를 하고 모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남편에게 화를 내며 그림을 보여 달라고 한다. 남편은 그림을 보여준다. 그녀는 그림을 보며 외설적이라고 비아냥거리며 그림을 부수려 하지만 실패한다.

아내 카타리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릿을 나가라고 한다. 그릿은 화가의 집을 나가 부모의 집에 돌아가는데, 식모에게서 소포 꾸러미를 건네 받는다. 그 안에는 진주목걸이와 푸른색 터번이 있었다.

영화는 진주 귀걸이 소녀그림을 클로즈업 시키며 끝난다.

 

영화의 장면 /IMDb
영화의 장면 /IMDb
영화의 장면 /IMDb
영화의 장면 /IMDb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촬영감독은 그림 소재지인 네덜린드 모리슈이츠(Mauritshuis) 박물관을 찾아가 그림의 시대적 배경에 관해 연구했다. 감독 피터 웨버와 여주인공 역의 요한슨은 원작소설을 읽지 않지 않고 시나리오에 충실했다고 한다. 이에 비해 베르메르 역의 남자 주인공 콜린 퍼스는 소설을 읽고 17세기의 시대 분위기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영화에 베르메르에 관한 내용은 그의 일대기에서 많은 부분이 도입되었다. 아내 카타리나가 15명의 아이를 낳았고, 장모가 베르메르의 그림 작업을 지원한 일들은 실화에 가깝다. 후원자 루이벤도 사실이다. 다만 그릿에 얽힌 스토리는 픽션이다.

베르메르의 일대기에 관해 알려진 내용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의 작품은 위직 논란이 없는 확실한 것으로 30여점이 남아 있다. 제적년도가 분명한 작품은 3점밖에 없다.

 

영화의 장면 /IMDb
영화의 장면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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