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막장이 실화라고?…영화 ‘라스트 파라디소’
이 막장이 실화라고?…영화 ‘라스트 파라디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2.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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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층집안 치초와 지주집안 비얀카의 이루어질수 없는 러브스토리

 

제목만 보고 클릭했다가 영화를 다 보고 실망했다. 속았다는 느낌이다. 영화 제목은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낙원’(L'ultimo Paradiso), 영어로 ‘Last Paradiso’. 그런데 내용은 이탈리아판 막장드라마였다.

영화리뷰를 보니, 실화라고 한다. 배경은 1968년 이탈리아 아풀리아(Apulia) 지방. 이탈리아 반도를 장화로 비유하면 뒷굽에 있는 지역이다.

사실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막장극이다. 원수와 같은 두 집안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한다. 집안 갈등이 살인으로 이어지고, 죽은 것처럼 보였다가 살아나는 약을 먹고, 서로의 죽음을 오인하고 비극으로 결말을 맺는다. 당대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주인공들의 감정을 살리고 각색해 오늘날의 대작이 되었다.

라스트 파라디소도 막장극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귀족 집안 간 대립이라면, 라스트 파라디소는 지주와 하층집안의 대립을 그렸다. 16세기의 연애관이 500년후 현저하게 달라진 것도 치이점이라 할까.

 

영화 장면 /IMDb
영화 장면 /IMDb

 

영화 라스트 파라디소는 전형적인 막장드라마다. 실화를 토대로 각색했다고 하니, 당대 이탈리아의 사회상황과 이탈리아인들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주제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하게 적대적인 두 집안의 스토리에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섞어 넣었다. 다만 로미오와 줄리엣에선 사랑이 이뤄지지 않지만, 라스트 파리디소에선 쌍둥이 형 안토니오를 통해 비얀카와 결혼하는 것으로 끝난다.

 

영화 포스터 /IMDb
영화 포스터 /IMDb

 

주인공 치초 파라디소(Ciccio Paradiso)는 아내 루치아(Lucia)와 아들이 있음에도 시장의 딸 비얀카(Bianca)를 사랑한다. 치초는 아내에게 바람 피는 사실을 들키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얀카를 사랑하는 마음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아무리 1950년대 이탈리아라고는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치초와 비얀카의 집안은 지주와 임노동자의 관계다. 비얀카의 아버지 스케티노(Schettino)는 부패한 시장이자 수전노 지주로 마을 주민들의 노동과 여인들의 성을 착취한다. 치초는 마을 노동자가 주인이라며 마을 주민들을 선동하고 희망을 준다.

스케티노는 치초를 불러 설득하지만, 치초는 거절한다. 분노한 스케티노는 치초가 딸 비얀카와의 애정행각을 알고 잔인하게 죽여버린다.

치초의 형 안토니오가 동생의 장례식에 와 치초의 죽음에 관한 뒷얘기를 듣는다. 얼마후 스케티노와 그의 아들이 농장에서 살해된다. 영화에선 누가 살해되었는지 확인시켜 주진 않았지만, 안토니오가 그랬을 것이란 여운을 남겼다.

결말은 터무니 없다. 비얀카의 동생 마리아가 아버지의 딸이란 사실이 확인되고, 안토니오는 비얀카와 결혼한다.

 

영화 장면 /IMDb
영화 장면 /IMDb

 

넷플릭스는 202125일에 이 영화를 공개했다. 내용은 막장이지만,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상황을 대체로 잘 그렸다는 평을 듣는다. 이탈리아는 남부와 북부가 현저하게 다르다. 북부는 공업이 발달했고, 남부는 농업 지대다. 그곳에 지주와 임노동자의 착취와 수탈이 영화에 녹아 있다.

또하나 아풀리아 지방의 자연 풍광이 영화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색이다. 지중해의 강열한 햇빛과 자연이 어두운 영화를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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