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첫 단추부터 차질…65세 이상 보류
백신 접종, 첫 단추부터 차질…65세 이상 보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2.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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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감소를 목표로 했다가 효능 논란에 65세 미만부터 접종

 

정부는 지난 128일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밝히면서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우선접종을 실시해 사망자를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65세 이상 요양병원 입소자를 1호 접종군으로 예정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열흘을 앞둔 15,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 일정을 보류하고, 65세 미만 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우선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이 첫단추부터 삐걱거리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효능 논란 때문이다. 정부가 처음부터 성공률이 높은 화이자와 모데나의 백신 도입을 추진하지 않다가 이들 회사로부터 주문이 어렵게 되자 뒤늦게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도입 협상을 벌인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다. 보건당국이 처음부터 약효가 인정되고 효율적인 백신 도입을 서둘렀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을 피할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을 피할 길 없게 되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도스(75만명분)을 들여와 이달 26일부터 접종할 예정이다. 접종 시간이 다가오면서 보건 당국이 당초 예정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접종을 포기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 전인 210일에 65세 이상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가하면서, 다만 의사의 판단에 맡겼다.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는 정부의 최종점검위원회가 애매한 판단을 내리고, 그 책임을 현장 의사에게 돌린 것이다.

이제 접종을 코앞에 두고 정부는 드디어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계획에서 발을 뺐다. 추진단은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미국 임상시험 결과와 영국 등 기 접종 국가의 효과 정보 등을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령자와 그 가족들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정부도 그런 우려를 들었을 것이다.

 

사진=WHO 홈페이지 캡쳐
사진=WHO 홈페이지 캡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고령층 참여자가 많지 않았고, 효능을 증명할 자료 또한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65세 미만으로 제한했고 핀란드는 70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는 55세 미만으로 각각 권고했다. 스위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을 보류했다.

WHO가 최근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연령 제한 없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다는 권고를 내놨지만, 코로나 팬데믹에서 WTO의 신뢰도는 추락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계획을 밀고 나갈수 없었을 것이다.

 

화이자의 도입계획도 늦어지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2월초에 들어온다더니 늦어지고, 2월말에도 확신할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화이자 백신은 코백스를 통한 물량인데, 정부가 코백스를 너무 믿었던 것이다. 코백스는 저개발국의 코로나 대처를 위한 WHO의 기구인데, 선진국에 해당하는 우리가 코백스에 기대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다.

전문가들은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이 불신을 높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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