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 최대 정전…수요급증, 가스발전 중단
텍사스에 최대 정전…수요급증, 가스발전 중단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2.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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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불균형이 원인…텍사스 자체 공급망 한계, 사전 대비 부족 등

 

미국 전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텍사스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300만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겨울애도 좀처럼 영하권으로 떨어지지 않는 아열대 기후의 텍사스 일대에 기온이 최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식료품점이 문을 닫고 음식과 물을 사다 놓지 못한 가정은 캄캄한 밤에 추위와 배고픔과 싸우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텍사스 주의 전력공급조절기관인 ERCOT에 따르면 현지시간 17일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 가정은 280만 가구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전으로 기록된다.

 

기본적으로 텍사스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은 예상치 못한 기온 하락이다. 텍사스 사람들은 겨울철에도 영상의 기온에 제설작업을 하지 않는데 눈보라와 함께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했다. 게다가 택사스 발전의 61%가 전기, 가스, 원자력 등 열발전으로 생산되는데, 이중 천연가스의 가정용 공급이 폭증하면서 발전용 가스의 공급이 줄어들었다.

전기의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gap)이 발생하면서 대형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겨울 폭풍이 오기 전인 2월 7일 텍사스 휴스턴의 야간 위성사진 /위키피디아
겨울 폭풍이 오기 전인 2월 7일 텍사스 휴스턴의 야간 위성사진 /위키피디아
겨울 폭풍이 온 후 인 2월 16일 텍사스 휴스턴의 야간 위성사진 /위키피디아
겨울 폭풍이 온 후 인 2월 16일 텍사스 휴스턴의 야간 위성사진 /위키피디아

 

텍사스의 전력수급에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첫째는 전력공급망에서 텍사스는 독자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본토는 크게 세 개의 전력망으로 구성되는데, 텍사스는 그중 독자적인 전력망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텍사스에 전력의 공급부족이 생길 때에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구조가 되어 있다.

둘째는 가스 발전소의 에너지 공급이다. 석탄과 원자력 에너지는 가정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데 비해 천연가스는 가정과 발전소에서 함께 쓰는 에너지다.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가스의 가정용 수요가 폭증하면서 발전용 가스의 공급이 줄어들었다. 발전소가 전력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미디어 C-Net에 따르면 이번에 공급이 중단된 전력은 46,000메가와트인데 이중 28,000메가와트가 열발전이고 18,000와트가 풍력과 태양열이다. 이중 절반 이상의 정전이 가스 발전에서 발생했다.

텍사스에 공급되는 천연가스는 주내의 유전에서 공급하거나 다른 주에서 이동시켜야 하는데, 짧은 시기에 현실적으로 공급을 확대할수 없는 실정이다.

정전 초기에 공화당 진영에서 풍력과 태양열 발전기의 작동이 멈췄다며 텍사스 주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 그렉 에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가 폭스뉴스에 출연해 "전력의 10%를 생산하는 풍력과 태양열 발전기의 작동이 멈췄다"면서 "따라서 주 전체에 전력 부족사태가 빚어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 곧바로 정정했다. 가스발전소의 문제 때문에 전력 부족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또 풍력발전기는 강추위에도 얼지 않고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초기에 재생에너지 탓으로 돌려 주의 정책을 비난하던 사람들이 논리적 근거를 잃게 된 것이다.

셋째는 텍사스의 에너지산업이 규제가 완화되어 민간발전소들이 예비전력을 생산할 시설을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규제완화와 발전산업의 민영화는 최소의 비용을 추구하는데, 예비전력을 준비하면 비용증가로 나타난다. 민간 발전소들이 이를 기피한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텍사스 당국이 주민들에게 날씨 예보에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을 예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국은 기온이 평년 이하로 급강하할 경우 각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당부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에도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상고온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앞으로 정전이 자주발생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지아텍의 에밀 그루버트(Emily Grubert) 교수(환경공학)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전사태가 자주 발생할 것이라며 사회구성원들이 이 문제와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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