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감정 측정합니다”…일본에서 사업화 단계
“인간 감정 측정합니다”…일본에서 사업화 단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3.0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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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센서로 감성지수 측정…시장조사 등에 응용

 

인간의 감정을 데이터화하는 사업이 일본에서 성행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앙케이트 조사가 인간의 감정과 주관적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CPU의 연산능력, IoT와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이 진화하면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나아가 가전과 다양한 공간에 배치된 센서 등을 통해 인간의 감성지수에 관한 정보가 자동으로 산출되고 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카메라와 센서로 사람의 표정과 생체데이터, 행동 등을 파악해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간의 감정을 유추하는 감정추정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활발하다. 기업체들은 이용자의 감정에 따라 개별 최적화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조사회사 Tractica에 따르면 감정인식, 감정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0년에 5억 달러에서 2025년에 3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5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8배나 불어난다는 분석이다. 감정추정 기술은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제품·시장조사, 자동차, 교육 등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히타치의 해피니스플랫폼 앱 /히타치제작소
히타치의 해피니스플랫폼 앱 /히타치제작소

 

히타치제작소는 감정추정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지난해 7월에 해피니스 플래닛(Happiness Planet)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히타치는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가속도 센서로 이용자 개인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인과 조직의 행복도를 추측한다. 인간이 행복과 긴장 등을 느낄 때에 발생하는 근육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그 움직임을 측정함으로써 행복도를 수치화한다.

히타치가 개발한 스마트폰 앱 ‘Happiness Planet’에서는 개인과 조직, 각각의 행복도를 토대로 득점을 표시한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앱을 통해 이용자가 어떻게 행동하면 개인과 집단이 보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들은 행복에 관한 데이터를 해피니스 플랫폼에 축적해나갈 계획이며, 그 데이터를 이용해 스마트시티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파나소닉에서 제품의 해석평가 등을 맡고 있는 프로덕트 분석 센터는 감정추정기술을 스포츠 경기장에 적용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서는 실제 프로 스포츠 시합에서 관객의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해 표정을 분석한 뒤 경기 내용, 팬서비스 등에 대해 어떤 장면에서 관객이 흥분하는지를 가시화했다. 아직 사업화 단계는 아니지만 분석데이터를 토대로 관객을 더 기쁘게 할 팬서비스를 기획하거나 굿즈 판매의 타이밍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쿄세라 콘셉트카 Moeye /교세라 홈페이지
쿄세라 콘셉트카 Moeye /교세라 홈페이지

 

교세라(Kyocera)는 자율주행과 MaaS의 보급으로 차 실내 공간의 중요성에 착안하고 있다. 쿄세라의 콘셉트카 ‘Moeye’미래 조종석의 모습을 자사 디바이스로 실현한 것이다. 탑승자의 기분에 맞춰 조종석에서 5종류의 향기를 분사해 쾌적한 공간을 연출해 최적의 실내공간을 만든다는 개념이다.

 

오키전기공업(OKI)곤란함 추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로 이용자를 촬영해 곤란함 정도를 분석해서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곤란함 정도가 높으면 사람이 직접 지원, 곤란함 정도가 낮으면 시스템 내에서 해결을 위한 힌트 등을 제공하도록 설정한다. 이용자의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역 내 지원 요원의 감축 등에 공헌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역 발권기에 실험환경을 구축해 조작 중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의 표정과 행동 영상 등을 수집하고 있다.

OKI는 또 긍정측정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표정과 시선의 변화를 검출해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관광안내소 등에 단말기를 설치해 어디로 관광하고 싶은지, 어떤 음식점에 관심이 있는지를 제안할 수 있게 된다. OKI는 관광업을 대상으로 긍정측정을 2021년도까지 실증실험할 계획이며, 결과가 나오면 2022년에 제품화하겠다는 생각이다.

 

NTT데이터와 NTT데이터 경영연구소가 공동개발한 NeuroAI는 가상의 뇌를 활용해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추정하는 기술이다. 이는 뇌 활동을 유사하게 모방한 시스템으로 데이터분석이 가능하다.

이 연구소는 20209월에 미래에 유행할 음악 트렌드 예측을 발표했다. 201612월부터 20205월까지의 2,185곡을 NeuroAI에 입력한 뒤, 곡별로 뇌 정보에 포함된 인간이 느끼는 잠재적이면서 언어화가 불가능한 반응을 데이터로 수집했다. 또 과거 유행곡의 코드진행 데이터와 가사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히트의 요인을 뇌 정보와 가사, 코드진행 등 곡 정보에서 파악하고, 앞으로 어떠한 곡이 히트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음악 트렌드의 예측은 음악 비즈니스에서 긴 경험을 쌓아온 사람이 해왔다. 앞으로는 뇌 정보를 활용한 음악 트렌드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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