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야경을 즐기는 곳, 제주시 산지등대
환상적 야경을 즐기는 곳, 제주시 산지등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3.02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16년 개설 무인등대, 기상악화시 소리로 신호…제주항 한눈에 조망

 

제주도 제주항 남쪽 사라봉 중턱에 하얀색 건물로 된 산지등대가 있다. 이 등대에 올라가면 탐라의 관문인 제주항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동에 있다.

 

산지등대는 191610월 제주도 본섬에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다. 등탑은 백색 원형콘크리트 구조로 높이는 18m. 200212월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광력 회전식 대형등명기로 교체되었다.

지금도 매일 밤 15초에 한 번씩 약 48km 떨어진 바다까지 불빛을 비추며 뱃길을 안내해주고 있다. 안개가 끼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에는 50초에 한 번씩 무신호(霧信號)를 울리며 제주도 앞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도 지켜주고 있다. 무신호는 안개가 끼거나 많은 비나 눈이 올 때에 빛 대신 소리로 선박에게 등대의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다.

산지 등대는 무인등대로 시작해 1917년부터 등대직원이 근무하는 유인등대로 변경되었으나, 2019년에 다시 무인등대로 되돌아 갔다. 예전 등대는 벽돌로 세워져 83년간 희망의 빛을 보냈으나, 1999년에 두 배 높게 인근에 새로 지어진 콘크리트 등대에게 임무를 물려주고, 그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대문화유산 제6로 지정ㆍ보존되고 있다.

 

자료=해양수산부
자료=해양수산부

 

이 등대를 산지등대로 부르게 된 것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02(숙종 28) 제주목사 이형상이 화공 김남길에게 제작케 한 탐라순력도에 의하면 이 고을 이름이 산지촌(山地村)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 통권 42(1969)에 의하면 처음에는 산저(山低)였던 지명이 나중에 산지(山地)로 되었다고 한다. 즉 한라산에서 발원한 산지천상류의 가락쿳물(오현단 동쪽)이 건입포를 지나 바다로 흘러들었기 때문에 산저(山底)라고 하였던 것이 산지로 바뀌게 되었다는 설과 한라산 줄기인 사라봉이 북으로 뻗어 내려오다 해안가에 이르러 다시 높이 솟아올라 산지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이곳의 옛 지명을 따서 산지등대라고 부르게 되었다.

 

산지 등대는 제주시 도심과 멀지 않은데다가 제주올레길 18코스의 일부인 사라봉 등산로와도 연결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는 제주시민이 자주 찾는 곳이다.

등대 주변은 넓은 바다와 사라봉이 펼쳐진 주변광경이 뛰어나고 도심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등대 탐방을 겸한 체험 학습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등대 역할 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태양이 지쳐 바닷속으로 빠져들어 붉은 빛이 채워질 때 쯤 생활터전으로 향하는 어선들을 반기는 파도의 하얀 포말이 노을을 벗 삼아 만들어내는 옥빛의 향연이 등대 앞쪽 바다에 펼쳐지고 등대의 불빛이 어둠을 향해 길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바다는 수백 척의 고기잡이배들이 수놓는 환상의 불꽃 잔치가 펼쳐진다.

특히 해질녘 노을 진 하늘과 푸른 제주 바다, 하얀 등대와 제주항 불빛이 어우러진 절경이 아름다워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곤 한다.

해양수산부는 산지등대를 3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