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HOPE’를 CGV에서 스크린으로 보았다.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원고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법정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그렸는데, 뮤지컬은 실제 사건에서 큰 줄거리만 가져오고 등장인물들의 감정 흐름은 작가 강남에 의해 새롭게 창작되었다고 한다.
스크린으로 뮤지컬을 본 것은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특이한 느낌을 주었다. 영화관에서 보았을 뿐 영화는 아니고 스크린에 담은 뮤지컬이었다.
영상화한 뮤지컬을 보고 실제 스토리가 궁금해 살펴 보았다.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유대인 부모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프라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후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문학창작 활동을 하게 된다. 그는 34살의 나이에 결핵 진단을 받고 1924년 오스트리아 빈 근처 결핵요양소에서 40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카프카는 친구 막스 브로트(Max Brod)에게 모든 원고와 서류를 소각하도록 유언을 남겼으나,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언을 어기고 그의 유작과 서류를 가지고 1939년 나치 치하의 체코를 탈출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카프카의 유작 일부는 연인 도라 디아만트(Dora Diamant)에게도 남겨졌는데, 그녀는 일부 원고를 파기했지만 20편의 노트와 35편의 편지를 가지고 있다가 1933년 게슈타포에 의해 압수되었다.
이스라엘로 건너온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작 일부를 출간해 카프카는 사후에 괴테와 톨스토이급의 세계적인 소설가로 부상했다.
브로트는 1868년에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아내가 일찍 죽은데다 자녀가 없었다. 그는 죽기 전에 비서였던 에스더 호프(Esther Hoffe)에게 출간하지 않은 카프카의 유작과 서류들을 남겼다. 에스더 호프도 체코 출신으로 나치가 체코를 침공한 직후인 1939년에 프라하를 떠나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브로트와 호프가 연인 사이라는 설도 있는데, 호프의 자녀들은 이를 부인했다.
브로트가 죽은 후 카프카 유작과 서류의 권리를 놓고 복잡하고 40년 이상의 지리한 소송이 이어졌다. 에스더 호프는 브로트가 그 권리를 자신에게 넘겨줬다고 주장한데 비해 이스라엘 국립도서관 측은 브로트가 공적 기구에 권리를 넘겨주도록 했다고 맞섰다.
1974년 에스더 호프는 카프카의 편지 22통과 우편엽서 10개를 경매에 독일인에게 팔았다. 이듬해 호프가 텔아비브 공항으로 돌아오는데 이스라엘 경찰은 그녀를 체포했다. 법적 분쟁 중인 물건을 매각했다는 혐의였다. 그녀의 짐가방에는 카프카의 편지와 일기장 등이 발견되었다.
1988년 에스더 호프는 카프카의 원고 ‘재판’(Der Proceß)을 매각했다. 이 원고도 독일 마라바흐(Marbach) 도서관에서 매입했다. 가격은 대략 2억 달러로 추산되었는데, 당시로는 엄청 큰 돈이었다.
에스더 호프는 국가를 대표한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내내 송사를 벌이다 2007년 10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녀는 카프카의 유작 일부를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 은행 보관함에 넣어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더가 죽은 후에 카프카의 유작 권리권을 두 딸인 에바(Eva)와 루스(Ruth)가 물려받아 이스라엘 정부와 송사를 벌였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에스더의 딸 에바 호프다.
이스라엘 하레츠(Haaretz)지에 따르면 에바는 2018년 8월에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녀가 죽기 2년전인 2016년 대법원은 카프카의 원고와 저작권은 국립도서관측에 이관하도록 판결했다. 에바는 모든 것을 잃은채 어머니를 따라 간 것이다.
에바는 부모를 따라 6살에 프라하를 탈출해 이스라엘로 건너왔다. 이스라엘에서 학교를 다니고 공군에도 복무했다.
에바는 어머니와 함께 카프카 소송에 참여했으며, 어머니가 죽은 후에 그 소송을 책임졌다. 국가를 상대로 40년 이상의 오랜 소송으로 인해 죽을 때에 그녀는 아주 가난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뮤지컬 ‘호프’는 실제 스토리에 상당한 윤색이 가해졌다. 주인공의 성은 Hoffe인데, 영어로 ‘희망’을 뜻하는 Hope로 살짝 바꿔 원고를 희망으로 사는 인간임을 강조했다. 또 뮤지컬에서 카프카의 원고를 의인화한 인물(K)을 내세운 것이 특이하다. 또 호프와 K를 제외한 마리, 베르트, 카델 등의 인물에게 법정에서 기자, 재판장, 변호사 등으로 1인2역을 맡겼다.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총 19개 부문 중 8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참고자료>
Wikipedia, Franz Kafka
Wikipedia, Max Brod
Wikipedia, Esther Hoffe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추천공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뮤지컬 <HOPE>
네이버 포스트,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듣는 뮤지컬 ‘HOPE’ 비하인드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