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웅의 동해해류연구②…여러 해류 만나는 곳
이효웅의 동해해류연구②…여러 해류 만나는 곳
  • 이효웅 해양전문가
  • 승인 2021.03.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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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932년 해류병 조사…한반도 주변 표층해류 모식도 제시

 

. 이사부항로의 특성과 해류병 실험

 

1. 울릉도와 무릉도

 

1) 울릉도

 

울릉도와 독도는 동해의 중심에 있으며 이사부 장군이 512년 우산국을 복속하면서 신라에 귀속되었다. 일본의 어민들은 임진왜란이 끝난 17세기 초부터 울릉도를 넘나들기 시작하였다. 반대로 조선은 공도정책을 실시하여 조선 초부터 주민들을 내륙으로 이주시켰으며 섬에 들어간 자들을 엄히 다스렸다.

신라 이후 울릉도를 관리하던 곳이 삼척포진 주1)였고, 삼척포진은 강원도 전체 바다인 흡곡, 통천, 고성, 간성, 양양, 강릉, 삼척, 울진, 평해, 울릉도를 관리하였다. 울릉도를 항해하기 가장 좋은 곳은 삼척·울진이나 이곳은 수군진영이 있기 때문에 배를 타고 멀리 갈 수 없었다.

울릉도를 자주 드나들었던 해척들은 주로 울산, 부산, 거제, 여수, 거문도 등 남쪽 어민들이 몰래 다니면서 어복과 향죽을 채취하였다. 그리고 북쪽의 함길도 어민들도 울릉도를 가끔 다녔다. 함길도 김자주 주2)일행은 울릉도를 세 번씩이나 다녀왔다. 안용복 주3)은 부산 사람으로 울산에서 배와 선원을 구하여 영해인 축산항에서 울릉도를 거처 일본까지 두 차례나 다녀왔다.

울릉도는 화산섬으로 주봉인 986m의 성인봉과 높은 산으로 되어있으며 평지는 거의 없다. 그리하여 수산자원은 풍부하나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조선 초부터 공도정책을 실시하였다. 또한 울릉도는 산이 높아 바람을 막아주는 천혜의 섬으로 동해를 항해하는 항해자들의 이정표이며, 휴식처와 식수를 제공해 주었다.

 

(그림 1) 동해(국립해양조사원, 개방해)
(그림 1) 동해(국립해양조사원, 개방해)

 

 

2) 무릉도

 

울릉도는 옛날부터 무릉도 주4)라 불렀다. 이사부는 실직에 있으면서 무릉도 이야기를 들었거나 직접 보고 우산국을 정벌할 계획을 세웠다고 본다. 울릉도는 삼척의 높은 곳에서 날씨가 쾌청할 때 잘 보인다. 과거에는 대기 속에 먼지나 오염물질이 적어 더 잘 보였을 것이다. 울릉도 촬영을 위하여 10여 년 동안 삼척 소공대를 10여회 이상 찾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처 태풍 직후의 해뜨기 직전에 가장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이후 동해시 초록봉, 삼척 노곡 개산길 전망대, 삼척 광진산 전망대 등 4개소에서 무릉도를 촬영하였다.

울릉도는 삼척 해안 지역에서는 해발 150m 이상 지역에서 볼 수 있었고 삼척의 백두대간에서는 300m이상이면 볼 수 있다. 옛 부터 삼척의 남쪽 옛길에 있는 소공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릉도를 보고 시를 지었다.

<육지에서 본 울릉도> (이효웅 촬영)

 

(그림 2)  삼척 소공대 2011.9.6.  05:55(해발270m, 울릉도거리140km, 소니250미리)
(그림 2) 삼척 소공대 2011.9.6. 05:55(해발270m, 울릉도거리140km, 소니250미리)
(그림 3) 동해시 초록봉 2019.10.9.  06:08(해발520m, 158km, 니콘300미리)
(그림 3) 동해시 초록봉 2019.10.9. 06:08(해발520m, 158km, 니콘300미리)
(그림 4) 삼척 개산길 2019.10.20.  06:18(해발400m, 149km, 니콘250미리)
(그림 4) 삼척 개산길 2019.10.20. 06:18(해발400m, 149km, 니콘250미리)
(그림 5) 삼척시 광진산 2020.9.19.  05:55(해발135m, 149km, 니콘300미리)
(그림 5) 삼척시 광진산 2020.9.19. 05:55(해발135m, 149km, 니콘300미리)

 

 

2. 동해 해류

 

동해의 해류는 크게 북쪽에서 내려오는 연해주한류와 북한한류, 남쪽에서 올라오는 동한난류와 대마난류가 있다. 북한해류와 동한난류는 삼척지역에서 부딪혀 동쪽으로 이동하여 연해주한류와 대마난류를 만나 울릉분지, 일본분지, 대화퇴(야마토분지) 등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도 하는 등 계절과 수온에 따라 해류의 세력이 달라져 다양하게 이동한다.

해류의 종류에 따라 생물과 미생물의 종류도 달라져 동해에는 다양한 어군이 형성된다. 동해는 수심이 깊고 울릉도, 독도와 같은 섬과 북쪽의 이사부해산, 안용복해산 등 많은 해저산들이 있다. 북대화퇴, 동대화퇴, 왕돌초 같이 수심이 얕은 지역에는 해류가 변화하고 솟구치므로 해저의 미생물 플랑크톤들이 올라와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다.

이 지역에서는 오징어, 명태, 도루묵, 대구, 대게, 꽁치, 고등어, 정어리, 멸치 등 다양한 어군이 형성되어 많은 어선들이 모여드는데, 한국, 북한, 일본, 중국 어선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동해에는 고래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참돌고래들은 수 백 마리씩 모여 고기 떼를 쫒고 있다.

 

 

(그림 6) 동해연안의 참돌고래 떼(2016.7 삼척 덕산)
(그림 6) 동해연안의 참돌고래 떼(2016.7 삼척 덕산)

 

해류는 범선항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범선(돛배)은 대부분 바람에 의존하여 항해를 하나 바람이 없거나 약하면 해조류를 타고 움직인다. 소형 선박은 노를 이용하여 복합적으로 항해할 수 있으나 선박이 크면 노를 사용할 수 없고 바람에 의존한다. 과거 그리스, 스페인, 영국의 함대들은 노예를 이용하여 사람의 힘으로 항해하였으나, 일반적으로 범선항해는 바람과 해조류 및 파도의 영향을 받으면서 항해한다.

과거 동해 연안의 선박은 큰 항구가 없어 소형 범선이나 뗏목이 이용되다가 6세기 초 이사부함대의 우산국 정벌을 시작으로 신라에서는 장거리 원양항해가 시작되었다. 원양항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계절풍과 해류다. 과거 유능한 선두인 사공(沙工), 선부(船夫), 선인(船人), 초공(梢工)들은 항해에 필요한 계절풍, 해류, 조류, 천문, 지리 등의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여야 하였다. 주5)

오늘날 항해는 선박의 대형화와 레이더, 지피에스, 조난신호기, 음파측정기, 자이로컴퍼스, 전자해도, 무전기, 휴대폰, 블랙박스 등 여러 가지 전자장비로 안전항해와 조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어선들은 과거와 같이 대부분 소형 목선으로 전자장비도 없이 무리하게 북대화퇴(함경북도에서 약400km), 동대화퇴(함경북도에서 약500km)까지 조업하러 다니다 기관고장 및 기상악화로 해류를 타고 표류하게 된다. 이런 경우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멀리 일본의 북해도나 혼슈 북서쪽 해안으로 밀려간다. 표류한 배들이 일 년에 수 백 척이라고 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홋가이도TV에서는 2018년 홋가이도에 표류한 북한어선이 155척이라고 방송하였다. 2018극동범선대회를 마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출항하여 여수로 귀항 중 새벽녘에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표류어선과 충돌할 뻔하였다. 주6)

 

 

3. 1932년 일본의 동해 해양조사요보(海洋調査要報)와 해류병

 

과거에는 해류를 조사하기 위하여 해류병에 엽서나 메시지를 넣어 해류병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추적하였다. 유럽에서 발견된 해류병은 1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김윤배와 이규태는 1932년 일본의 동해 해양조사의 숨은 배경과 과학적 의미에서

 

일본은 6,789개의 표층 해류 측정용 해류병을 투하(투하된 해류병 중 25%1,729개 회수됨), 40개 정점에서의 직접적 해수 유동관측 층별, 수온·염분 분포로부터 얻어진 밀도를 이용한 해수 유동의 간접적 계산 등을 이용하여 흑조(黑潮, 쿠로시오), 대마난류(對馬暖流), 동선난류(東鮮暖流, 현재는 동한난류로 칭함), 북선한류(北鮮寒流, 현재는 북한한류로 칭함) 등 한반도 주변해역의 난류 및 한류 분포에 대한 종합적인 표층 해류 모식도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1932년 동해 춘계 조사는 동해 전역에 걸친 종합 조사로,

첫째는 동해 어디에서든지 수심 약 200m 이상으로 내려가면 산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수온 0~1, 염분 약 34.1를 갖는 해수의 성질이 매우 일정한 바닷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동해 고유수(固有水) 이론의 제시하였고, 둘째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난류 및 한류 분포에 대한 종합적인 표층 해류 모식도를 제시하였다. 셋째는 한반도 주변 표층 해류 흐름과 참치, 오징어, 꽁치, 정어리 등 주요 수산물의 어황과의 관련성을 검토하였다. 또한, 이전과 진전된 해저지형 조사를 통해 대화퇴 북쪽의 얕은 지형의 발견과 함께 오키제도 북쪽 혹은 독도 동쪽에 위치한 얕은 지형의 발견보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림 7)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메세지
(그림 7)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메세지
(그림 8) 수산시험장 보고서와 해류도 『수산시험장보고』 제5호, 소화9년(1934), 수산시험장, 보문번호38~42, p58~61 (주8)
(그림 8) 수산시험장 보고서와 해류도  주7)

 

<그림 8>은 일본 농림성 수산시험장 해양조사부 우다(宇田道隆)의 수산시험장 보고 제5(19345월 발행)의 일부이다.

 

(그림 9) 삼척 협동유지회사 1930년대와 1985년 모습
(그림 9) 삼척 협동유지회사 1930년대와 1985년 모습

 

일제강점기에 동해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자원을 약탈하기 위하여 삼척 정라진에도 三井油脂에서 협동유지회사(協同油脂會社)를 건립하여 수산자원을 약탈하기 시작하였다. 1930년대에 동해 바다에서 정어리가 함경도에서 경상도까지 대량으로 잡혀 1931년에 협동유지회사가 삼척 정라진 오십천 하류의 갑자평야 7만평 대지에 건립되어 당시 동양에서 가장 큰 공장이었다고 하며 비행기까지 동원하여 정어리를 어획하였다.

 

(그림 10) 1930년대 동해안 정어리 조업 모습
(그림 10) 1930년대 동해안 정어리 조업 모습

 

김진원은 육향정주8)에서 당시 삼척개발과 동시에 일본 쓰루가와 항로가 개설되어 정라항이 개항되고 연락선이 수년간 왕래하였으나 대동아전쟁의 악화로 중지 되었다. 이 항로는 국내에서 부산항, 인천항 다음으로 세 번째 개항지이기도 하였다.’라고 하였다.

 
 

주1) 배재홍 옮김, 국역척주지학술총서2, 삼척시립박물관, p56

우왕10(1384)에 지군사가 삼척포 만호를 겸하였고, 태종14(1414) 삼척진첨절제사를 수군첨절제사로 고치고 부사가 통솔하였다. 세종3(1421) 수군첨절제사를 삼척진병마사로 고쳐 부사가 통솔하다 병마·수군첨절제사로 개정하였다.

주2) 성종실록, 성종7(14761027)

주3) 숙종실록, 숙종22(16969)

주4( 조선 초기 1416(태종 16) 조정은 섬의 주민들을 본토로 이주시키는 공도 정책(空島政策)을 실시하였다. 이듬해 무릉도의 주민 3명을 이주시킨 후 여러 차례 무릉도 일대의 주민을 조선 본토로 이주시켰다. ,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무릉도는 강원도 삼척도호부 울진현에 속한다. 우산(于山)과 무릉(武陵) 두 섬이 울진 동쪽 바다 한 가운데에 있으며,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맑은 날에는 바라볼 수 있다.’(위키백과)

주5) 김윤배, 이규태, 1932년 일본의 동해 해양조사의 숨은 배경과 과학적 의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 독도해양과학기지, 동국대학교, 2013, 구글

주6) 김윤배, 이규태, 앞의 논문

주7) 김진원, 육향정, 가락삼척종친회, 1984, p69

주8) 『수산시험장보고5, 소화9(1934), 수산시험장, 보문번호38~42, p5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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