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채의 덫’에 걸려든 케냐의 몸바사 항
중국 ‘부채의 덫’에 걸려든 케냐의 몸바사 항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3.18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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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관 만기 돌아와 부채협상 중…최악의 경우 몸바사항 내춰야할 판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케냐 몸바사(Mombasa)는 인도양 서안의 훌륭한 항만입지를 갖추고 있어 고래로부터 아랍과 페르시아, 인도의 선단이 기항했던 곳이다. 중국 명()나라 시절에 정화(鄭和) 함대가 기항했던 곳이며, 이후 포르투갈이 희망봉을 지나 인도로 가는 길목이었다. 그후 아랍의 오만이 점령해 이슬람의 교역거점이 되었다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이 몸바사 항구가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연장선 상에 있다.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정책 가운데 일대(One Belt)는 정화 함대가 지나간 길로 진출하는 것인데 몸바사도 중국해군의 진주목걸이(String of Pearls) 전략에 포함되었다는 분석이다.

 

나이로비 역 /위키피디아
나이로비 역 /위키피디아

 

케냐의 몸바사 항이 중국의 덫에 걸려든 것은 수도 나이로비와 외항 몸바사를 연결하는 철도를 개량하면서부터였다.

나이로비~몸바사 간 철도는 영국식민지 시절부터 깔려 있는데, 궤폭은 협궤였다. 독립후 케냐정부는 몸바사 항구를 개량하고, 나이로비까지의 철도를 표준궤(Standard Gauge Railway)로 확장하고 직선화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에서 차관을 빌려왔다.

20145월에 중국수출입은행은 케냐 항만공사와 철도공사에 323,000만 달러를 융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케냐의 두 공사는 몸바사 항구와 나이로비~몸바사 철도의 시설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금리는 시장금리 이하였기 때문에 케냐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이었다. 공사는 중국철도교량공사가 맡았고, 준공후 운영도 중국철도회사가 맡는 조건이었다.

케냐 정부는 중국 차관으로 공사비의 90%를 충당했다. 공사는 2016말년에 완공되어 철도는 운영에 들어갔다.

 

케냐 몸바사 항의 중국선박 /위키피디아
케냐 몸바사 항의 중국선박 /위키피디아

 

문제는 대출만기가 올해 1월부터 돌아왔는데, 케냐가 중국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케냐가 중국에 차관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몸바사 항의 사용권을 내줘야 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자칫하면 몸바사 항이 쓰리랑카의 함반토타(Hambantoga) 항과 호주의 다윈(Darwin) 항처럼 중국에 99년간 조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케냐 정부는 중국과 부채조정헙상을 벌이고 있다. 일단 부채 상환을 6개월 연장해 오는 6월 이후로 미뤄 놓고, 1년 거치 6년 상환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케냐의 우쿠르 야타니 재무장관은 베이징 당국과의 협상에 따라 채무상환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케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에 외채를 상환할 여력이 없다. 중국에 빚을 얻어쓴 댓가로 케냐는 중국의 아량만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나이로비 역 /위키피디아
나이로비 역 /위키피디아

 


<참고자료>

Wikipedia, Mombasa

Wikipedia, ChinaKenya relations

Wikipedia, MombasaNairobi Standard Gauge Rail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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