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 수업받는 그림에 주인공은 안 보인다
왕세자 수업받는 그림에 주인공은 안 보인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4.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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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가 성균관에 입학하는 행사 담은 그림책, 유튜브로 공개

 

효명세자(明世子, 1809~1830)는 조선 제23대 순조 임금의 맏아들로 2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순조는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를 억제하기 위해 풍양조씨 조만영(趙萬永)의 딸을 효명세자의 빈으로 맞았다. 나중에 신정왕후(神貞王后)로 책봉된 그녀는 남편과 달리 82세까지 장수하면서 수렴청정을 하고, 또다른 외척인 풍양 조씨의 세도정치의 기반을 만들었다.

효명세자는 살아 생전 왕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일찍 낳은 아들(헌종)이 임금이 되면서 후에 익종(翼宗)으로 추존되었다. 사후에 이하응(李昰應)의 둘째 아들 명복(命福)을 양자로 두었는데, 그가 26대 고종이다.

효명세자는 1827년 순조의 명으로 대리청정을 하는데 이 기간 중 안동김씨의 세도 정치 견제와 왕권을 강화하고자하는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고자 예악(禮樂)정치 카드를 꺼내든다. 그리하여 1828년에는 후원에 사대부의 집을 본 따 건립한 연경당(演慶堂)을 짓는다.

효명세자는 2016년 여름에 방영된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인물이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한 장면 /KBS 홈페이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한 장면 /KBS 홈페이지

 

국립고궁박물관이 효명세자의 성균관 입학례를 그린 그림 왕세자입학도첩1일부터 유튜브로 공개했다. 왕세자의 성균관 입학을 그린 유일한 그림이다.

왕세자입학도첩은 효명세자가 9살 때 성균관에 입학하는 행사를 그렸다. 그림에는 세자가 거처에서 나와 성균관으로 향하는 모습부터 입학을 기념한 잔치까지 모든 단계별 절차가 글과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에는 왕실인물을 그리지 않는 전통에 따라 왕세자의 모습은 없다. 다만 왕세자는 노란색 사격형 자리와 동선으로 표기되어 있다.

 

왕세자 입학도첩(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왕세자 입학도첩(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조선의 왕세자는 원래 세자시강원에서 따로 교육받았다. 세자의 성균관 입학 의례는 필수적으로 치르는 행사였다. 유학의 원리인 예()를 실천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학문을 연마하는 모습을 보여 왕위 계승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 화첩은 입학례의 과정을 다섯 장면으로 구성하고, 이튿날(312)에 있었던 진하례 장면을 마지막에 그려넣었다. 표지에는 왕세자출궁도(王世子出宮圖)’라고 쓰인 표제가 붙어 있다.

그림에 앞서 입학 의주(儀註)가 적혀 있고 그림 뒤에는 13명의 찬시와 남공철의 발문이 차례로 쓰여 있다.

그림은 <왕세자출궁도(王世子出宮圖)>, <작헌도(酌獻圖)>, <왕복도(往復圖)>, <수폐도(脩幣圖)>, <입학도(入學圖)>, <왕세자수하도(王世子受賀圖)> 등 총 여섯 장면이다. 화첩의 내용으로 볼 때 <왕세자입학도첩>은 효명세자의 교육을 책임지며 입학례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세자시강원의 관원들이 효명세자의 입학례를 마치고 이를 기념해 제작한 계첩이었음을 알 수 있다.

화면의 가장자리를 넝쿨 화초문이 있는 황색 비단으로 두른 현재 화첩의 상태는 후대에 개장된 것이다. 화면 상태가 양호하고 그림의 양식으로 보아 1817년 당시에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왕세자 관련 행사기록화가 많지 않은 가운데 <왕세자입학도첩>은 왕세자의 입학례 과정을 시각화한 유일한 예로서 왕세자 관련 행사기록화의 형식과 구성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상 위에 책을 든 박사가 바닥에 책을 둔 왕세자에게 수업을 하는 장면(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책상 위에 책을 든 박사가 바닥에 책을 둔 왕세자에게 수업을 하는 장면(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왕세자가 스승인 박사에게 술, 마른 고기, 비단을 바치는 모습. (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왕세자가 스승인 박사에게 술, 마른 고기, 비단을 바치는 모습. (노란색 부분이 왕세자의 위치)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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