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은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일까
익산 쌍릉은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일까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4.0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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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왕릉 또는 무강왕릉 설도…학계에선 무왕과 선화공주 무덤으로 추정

 

전라북도 익산시 석왕동에 백제 후기의 것으로 보이는 무덤 두 개가 있다. 남북으로 2기의 무덤이 나란히 있어 쌍릉(雙陵)이라 부르며, 북쪽의 것은 대왕묘, 남쪽의 것은 소왕묘라고 한다.

대왕릉은 백제 30대 무왕(武王)의 무덤이고, 소왕릉은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善花公主)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기준왕릉(箕準王陵) 또는 무강왕릉(武康王陵)의 무덤이라는 설도 있다.

 

대왕릉 /문화재청
대왕릉 /문화재청

 

대왕묘는 지름 30m, 높이 5m 정도, 소왕묘는 지름 24m, 높이 3.5m 정도의 둥근 무덤(圓墳)이다.

쌍릉은 고려 충숙왕(忠肅王) 때 도굴되었다고 전해진다. 그후 1917년 일제에 의해 발굴조사가 이뤄졌지만, 이미 도굴되어 유물이 남아 있지 않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에서 다시 발굴조사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 소왕릉은 대왕릉과 같은 굴식돌방무덤(橫穴式石室墓)으로, 확인되었는데, 시신을 수직으로 안치하는 무덤양식과 달리 수평으로 무덤방에 이동시켜 안치하는 양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에서 무덤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흙을 다시 파내 만든 길(墓道)도 추가로 확인했다. 또 봉분 남쪽에 길고 네모진 돌을 다듬어 3분의 2 정도를 흙에 묻어 반원에 가깝게 설치하였던 것과 묘도 앞 지형 상당부가 현대에 깎여 나갔다는 것도 확인했다.

 

소왕릉 /문화재청
소왕릉 /문화재청

 

역사학계에서는 이 무덤이 무왕과 선화공주의 것으로 추정한다. 2005년에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쌍릉이 백제 무왕과 그 왕비인 선화공주의 무덤이라는 학술적 주장이 발표된 바 있다. 게다가 부근의 미륵사(彌勒寺)가 백제 무왕 때 창건된 것을 감안하면 이는 무왕과 왕비의 능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대왕릉과 소왕릉은 백제 무왕과 부인인 선화공주의 무덤이라고 고려사 등에 기록이 전해진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대왕릉 재발굴 당시 인골이 나왔는데, 620~658년에 숨진 60대 전후의 남성이란 분석결과를 내놓으며 무덤 주인이 무왕이라고 확증했다.

 

익산 쌍릉 항공촬영 /문화재청
익산 쌍릉 항공촬영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아름다운 연애담의 설화가 전해지는 익산 쌍릉 중 소왕릉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민들은 무덤의 뒤쪽에서 들어왔었으나, 이번 정비로 고대 백제의 장례 행차가 지나간 길을 통해 소왕릉 앞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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