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숲과 빌딩 숲이 어우러진 안산자락길
자연의 숲과 빌딩 숲이 어우러진 안산자락길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4.12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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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7km,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자락길…귀룽나무 꽃이 만개

 

오늘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서대문구 안산자락길이다. 구간 길이는 7km,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이며, 자락길로는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안산자락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안산자락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입구는 여러 곳이 있는데, 우리는 독립문에서 출발했다.

독립문은 청일전쟁(1894) 직후 독립협회의 서재필 등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해 1896~1897년에 세운 건축물이다. 청나라 사신을 맞던 영은문(迎恩門)을 헐고 그 자리에 세웠다. 영은문 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 일부에서 독립문이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우리 역사에서 중국의 조공국으로 벗어난 것을 기념한 것임을 분명히 해 둔다.

 

독립문 /박차영
독립문 /박차영

 

독립문 자리에는 조성된 봄볕을 즐기는 인파가 북적인다. 우리는 일제 시대에 악명높은 서대문형무소를 지나 한성과학고 옆길에서 안산자락길을 향해 올라갔다.

안산(鞍山)은 해발 295m, 인왕산(340m)과 나란히 서울을 내려다 본다. 정도전이 조선의 새 수도를 정할 때 지금의 경복궁 자리와 안산 남쪽 신촌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 신촌을 수도로 정했으면, 안산이 북악산을 제치고 수도의 주산(主山)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도전이 잘 판단한 것 같다. 신촌보다는 지금의 4대문 안 한양이 수도로서 더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산의 이름은 여러 가지다. 소나 말의 등에 짐을 싣기 위해 사용한 길마와 같다 해서 길마재라고도 하고,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우재, 모악재 또는 무악재라도고 불렸다.

 

안산자락길에서 본 서대문형무소 /박차영
안산자락길에서 본 서대문형무소 /박차영

 

조선시대에는 호랑이가 출몰해 여러 사람이 모여서 산을 넘어야 했고, 인조 때인 1624년 이괄(李适)이 반란을 일으켜 전투를 벌였던 곳이며, 6·25 때 서울을 수복하기 위한 최후의 격전을 벌였던 산이다.

안산 정상엔 북쪽에서 서울로 보내는 봉화를 마지막으로 받아 궁궐에 신호를 알리는 무악산 봉수대 터가 있다. 지금의 봉수대는 1994년에 세워진 재현품이므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없다. 봉수대 터는 서울시 기념물 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안산자락길의 귀룽나무 /박차영
안산자락길의 귀룽나무 /박차영

 

안산 자락길을 만나 우리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초입에 우리를 반겨준 것은 귀룽나무였다. 귀룽나무는 이 계절에 만개한다. 길을 가던 어떤 이는 아카시아 꽃 아닌가 하고 말했지만, 그가 잘못 알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귀룽나무인 듯 싶다. 눈부실 정도로 흰 꽃이 활짝 폈다. 여기저기 보이는게 귀룽나무였다. 서대문구청이 이 자락길을 조성하면서 귀룽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은 것 같다.

 

안산자락길의 산벚꽃 /박차영
안산자락길의 산벚꽃 /박차영

 

안산에는 서남측에 자작, 산벚, 물푸레, 잣나무 등의 식생환경이 좋아 서대문구청이 1990년도부터 환경림으로 양호한 수림을 형성했다고 한다. 북동부 암반지역엔 왜소한 소나무, 정상부 일대에는 팥배, 상수리, 오리나무가 분포하고 남동측 임야는 대규모 아카시나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지역별로 다양한 나무를 심었다.

 

메타세콰이아 숲 /박차영
메타세콰이아 숲 /박차영

 

자락길의 개념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약자는 물론 휠체어, 유모차도 쉽게 숲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을 말한다. 이 개념이 도입된 후 서울에만 북한산자락길, 인왕산자락길이 조성되었고, 강남구에도 대모산 자락길이 추진중이다. 대구에 와룡산 자락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자락길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안산자락길은 나무데크를 설치해 걷기가 편안했다. 곳곳에 휴게소와 전망대를 설치해 쉬어갈수 있도록 했다. 주민들을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안산에서 본 서울시내 /박차영
안산에서 본 서울시내 /박차영

 

구간별로 아카시숲, 메타세콰이아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조성했다. 전망대에서 조망도 좋다. 서울에서 이처럼 도심을 구경하면서 숲길을 걸을수 있는 곳도 드믈 것이다. 안산자락길엔 자연의 숲과 인공의 빌딩숲이 어우러져 있다.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인상적이다. 수직으로 쭉쭉 뻗은 숲 사이로 석양이 내려왔다. 우리는 3시간 가까이 자락길을 한바퀴 돌아 내려왔다.

 

안산자락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안산자락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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