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19C 영국 여성의 주체적 삶 그리다
제인 에어, 19C 영국 여성의 주체적 삶 그리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4.14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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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편견의 가부장적 사회에 여성의 존재를 부각한 러브스토리

 

현대적 관점에서 영화 제인 에어를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 아동을 학대하고, 지나칠 정도로 남성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시계를 200년쯤 거꾸로 돌려 19세기 초반으로 가면 소설 제인에어’(Jane Eyre)는 대단히 혁명적이고, 페미니스트적 성격의 작품이었다. 19세기 영국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였다. 당시 여성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해 결정되었다. 여성은 가정과 남성에 헌신함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찾았던 시절이다.

영화포스터 /위키피디아
영화포스터 /위키피디아

 

그런데 제인 에어는 스스로가 주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여성의 희생과 순종을 강요하는 사회에 도전하고, 자신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분노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 간다.

현대 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는 영국에서 여성이 참정권을 갖게 된 것은 20세기초다. 1918년에 30세 이상, 1928년에 21세 이상의 여성의 투표권이 인정되었다. 그보다 100년전의 영국여성은 정치적 권리는 물론 가정과 사회에서의 권리는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19세기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않으면, 영화나 소설의 분위기가 이해되지 않는다. 조선 후기에 성춘향이 신분적 구속에 저항하고 양반계급과 사랑을 한다는 스토리가 지금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류작가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가 썼고, 1847년에 출간되었다. 스토리는 1인칭 시점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 로우드 학교 시절, 손필드 저택에서 가정교사 시절, 리버스 저택의 시기, 로체스터에게로 돌아가는 얘기로 5등분 되어 있다. 제인 에어라는 주인공의 자서전 형태로 스토리는 전개된다.

 

넷플릭스에서 영화 제인 에어를 보았다. 샬롯 브론테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2011년에 일본계 미국인 캐리 후쿠나가(Cary Fukunaga)가 감독을 맡았다.

영화는 제인 에어가 손필드 저택에서 탈출해 광야로 뛰어가다가 리버스 저택에서 구조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어린시절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제인 에어는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외삼촌 집에 맡겨진다. 외삼촌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외숙모와 사촌들의 학대와 구박을 받는다. 어느 날 사촌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제인은 자신이 하녀도 노예도 아니라며 대들다가 붉은 방에 감금된다.

제인은 고아 소녀들을 위한 로우드 학교로 보내진다. 그곳은 고아 소녀들의 개성을 짓밟고 복종을 강요했다. 제인은 외롭고 억압적인 생활 속에서 헬렌과 우정을 쌓고, 템플 선생을 만나 배움을 넓혀 나간다.

제인은 학교를 떠나 손필드에서 가정교사로 입주한다. 그곳에서 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신분과 빈부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로체스터에게 정신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제인은 이 사실을 알고 그를 떠난다.

절망에 빠진 제인은 리버스 가문의 보살핌을 받는다. 제인은 삼촌이 2만 파운드의 유산을 자신에게 상속한 사실과 리버스가의 사람들이 사촌임을 알게 된다. 집의 주인 존 리버스는 선교사가 되어 인도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제인에게 그의 아내가 되어 함께 갈 것을 요충한다. 제인은 그 제안을 수락하기 직전에 로체스터의 환청을 듣는다.

제인이 손필드에 돌아왔을 때 로체스터의 아내 버사는 방화로 집을 불태운후 죽었고, 로체스터는 시력을 잃었다. 제인은 로체스터를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한다는 얘기다.

 

영화에서 제인 에어는 웃음을 잃은 여인, 우수에 차 있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19세기식 연애 드라마다. 갑자기 유산 상속이란 소재가 등장하고, 귀족의 아들과 사랑하는 신데렐라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해피엔딩이라는 전통적 패턴도 전개된다.

원작자 샬롯 브렌테는 커러 벨(Currer BelL)이란 펜네임으로 소설을 출간했다. 그의 여동생 에밀리 브론테는 소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의 작가이고, 또다른 여동생 엔 브렌테도 시인이자 소설가다. 이들 세명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브론테의 자매들’(The Brontë Sisters)1979년에 프랑스에서 제작되기도 했다.

 
영화의 장면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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