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지 장인 3명에게 무형문화재 인정 예고
전통한지 장인 3명에게 무형문화재 인정 예고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5.26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삼식, 신현세, 안치용 씨 등 3인…전통 종이 제조기술 보유

 

조선 후기의 문신 신위(申緯)종이는 천 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 년을 간다”(紙一千年 絹五百)고 했다. 신위의 말처럼 한지(韓紙)는 그 제작방법의 특성상 보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신라 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해 백지묵서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등은 천 년을 견디는 한지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한지는 닥나무 채취, 닥나무 찌기(닥무지),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백피 만들기, 잿물 만들기, 닥섬유 삶기, 닥섬유 두드리기, 닥풀 만들기, 지료와 닥풀 섞기, 물질하기, 탈수하기, 건조하기, 도침하기 등 약 20여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물과 불, 잿물, 황촉규액(닥풀) 등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를 조화롭게 활용하면서 질긴 속성을 가진 닥나무의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두께가 얇아도 질겨 강도가 높고 보존성이 좋은 종이가 탄생한다.

한지는 흔히 닥종이라고도 불린다. 한지는 닥나무껍질(楮皮)을 주원료로 하여 만든 한국 고유의 수초지(手抄紙)를 의미한다. 조선 시대 말엽에 전래된 서양식 기계 종이와 전통 종이를 구분하여 부르게 되면서 생긴 말이다. 그 이전에는 종이의 재료, 용도, 색채, 크기, 두께 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고정지, 간지, 감지, 선익지 등이 그 예이다. 수초지(手抄紙)는 손으로 만든 종이라 하여 만든 이름이고, 고정지(藁精紙): 귀리짚으로 만든 종이란 뜻이다. 간지(簡紙)는 편지 쓸 때 쓰던 종이란 의미이며, 감지(紺紙)는 쪽물 등의 염료로 남색으로 물들인 종이란 뜻이다. 선익지(蟬翼紙)는 잠자리날개처럼 아주 얇은 종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문화재청은 김삼식(金三植, , 1946년생, 경북 문경시), 신현세(申鉉世, , 1947년생, 경남 의령군), 안치용(安致聳, , 1959년생, 충북 괴산군) 3명을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할 것을 예고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은 우리나라 전통 종이의 제조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김삼식씨 /문화재청
김삼식씨 /문화재청

 

김삼식 씨는 현재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문경한지장보유자로서, 1955년에 입문, 지금까지 약 67년간 한지 제작에 몰두해 온 장인이다. 닥나무, 황촉규 등 한지 생산을 위한 모든 재료를 직접 재배, 안정적인 재료 수급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도구와 설비 등을 현대화, 정량화하면서도 전통성을 고수하려는 노력과 전통한지 제조에만 전념해 왔다.

 

신현세씨 /문화재청
신현세씨 /문화재청

 

신현세 씨는 현재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한지장보유자로서, 1961년에 입문, 61년간 한지 제작에 몸 담아 온 장인이다. 오랜 기간 보수·복원용 한지만을 특화해 생산하고 있으며, 전통연장과 설비 등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전통성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각종 고문헌의 보수, 복원 및 사경용 전통한지를 특화해 생산하고 있다.

 

안치용씨 /문화재청
안치용씨 /문화재청

 

안치용 씨는 현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보유자로서, 1981년에 입문, 지금까지 약 41년간 한지 제조에 종사해 온 장인이다.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였던 고() 류행영 씨에게 전통 한지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숙련도가 높으며, 연장과 설비도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한지장 보유자 인정조사는 2019년 공모를 통해 접수된 한지제작 전승자를 대상으로 2년간 실시되었으며, 2020년 서면심사와 20212월 현장실사, 5월 무형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쳤다. 현재 홍춘수(洪春洙, , 1942년생, 전북 임실군) 씨가 유일한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의 보유자로 한지 제조 기술을 전승하고 있는데, 이번에 3명의 한지장보유자가 예고되면서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3명에 대해 30일 이상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