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 건의에 문 대통령 “국민공감 많다”
이재용 사면 건의에 문 대통령 “국민공감 많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0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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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4대그룹 오찬서 최태원 회장 건의…취임 4주년 발언보다 진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그룹 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주목할 대화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사면론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재계를 대표해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을 먼저 꺼냈다고 한다.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창의적 생각(creative thinking)이 필요하다.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신속해진다"며 에둘러 사면을 거론했다고 한다. 다른 총수들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가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도 잘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딱 부러지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사면을 공언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는 대답은 5월초 취임 4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것보다 한발 더 진전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이광재 의원은 세계 기술전쟁 시대에 공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있어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는 그 어느 때보다 풍부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4대 그룹의 기여가 컸다. 탄소중립 목표 역시 4대 그룹과 함께 가야 하고, 특히 RE100, ESG 경영에 앞장서주어서 감사하다

4대 그룹 대표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김기남 부회장: “한미 정상회담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미국의 파운드리 공장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번 방미로 인해 삼성의 대미 협력에 큰 힘이 되었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2의 평택공장 부지는 국내에서 찾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선 회장: “정부의 회복, 포용,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에 함께하겠다. 탄소중립은 후세대에 대한 현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최태원 회장: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 워싱턴에 남아서 현지의 반응을 더 들었는데,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미국 상황에 한국의 투자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서 바이든 정부가 고마워했다.”

구광모 회장“ “LG 대표를 맡은 지 3년째,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다가왔는데, 정부가 기업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 줘서 감사하다. 이번 방미로 미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다정부도 역할을 했지만 기업도 큰 역할을 했다고 기업의 노고를 치하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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