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여인의 무덤에서 고스란히 출토된 옷가지
조선 여인의 무덤에서 고스란히 출토된 옷가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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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 96건 124점,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조선중기 여성의 무덤에서 나온 옷가지가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청은 오산 구성이씨와 여흥이씨 묘에서 출토된 복식 96124점에 대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

구성이씨와 여흥이씨 묘는 20105월 경기도 오산 가장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조선 시대 회격묘(灰隔墓, 관 주변을 석회로 채운 묘) 3기가 나란히 확인되었는데, 그중 2기의 묘에서 여성 미라 두 구와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나머지 1기가 두 여성의 남편 묘로 짐작되었지만, 훼손 정도가 심해서 주인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두 개의 묘에서 출토된 명정(銘旌, 관에 쒸우는 기)에 따르면, 묘의 주인공들은 조선 시대 한 사대부 남성의 첫째 부인(구성이씨)과 둘째 부인(여흥이씨)으로 추정되며, 작고 당시의 남편의 관직 품계가 각각 9, 6품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에서 출토된 단령형 원삼 /문화재청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에서 출토된 단령형 원삼 /문화재청

 

두 무덤에서는 총 96124(구성이씨 4151, 여흥이씨 5573)에 달하는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는 임진왜란(1592) 이전 16세기 중후반 양반 가문 여성의 다양한 복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고, 조선 시대 여성의 염습(殮襲) 과정 등 전통 장례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시신의 머리에 쓴 상태로 출토된 가리마는 기록으로만 전하던 여성용 쓰개(모자)의 착용 방법을 실제로 확인해 주었고, 남성의 관복처럼 목선이 둥근 형태인 단령형(團領形)원삼은 원삼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서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쌍스란치마는 임진왜란 이전 시기에만 확인되는 복식으로 희소성이 높고, 실용적인 생활소품이자 장신구로서의 역할을 겸비한 자수바늘집노리개는 보존상태가 좋아 세부 장식이 그대로 남아있어 당대 자수 기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출토 사례가 많지 않은 얼레빗과 참빗, 귀이개, 솔 등이 출토되었고, 수례지의(襚禮之衣)로 사용된 액주름, 철릭이 포함되어 있어 동시대 남성 복식의 특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구성이씨와 여흥이씨의 묘 츨토물은 발굴기관, 복식 전공자, 병리학 연구자 등 전문가에 의해 유물 수습과 보존처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전단후장형쌍스란치마 /문화재청
전단후장형쌍스란치마 /문화재청
자수바늘집노리개 /문화재청
자수바늘집노리개 /문화재청
구성이씨 묘 명정(위)과 여흥이씨 묘 명정 /문화재청
구성이씨 묘 명정(위)과 여흥이씨 묘 명정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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