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지뢰제거 작업에 투입된 아프리카산 대형쥐 메가와(Magawa)가 5년간의 눈부신 활동을 마치고 이달 중 은퇴한다고 지뢰제거도구개발 단체인 아포포(APOPO)가 밝혔다. 메가와는 ‘용기’(courage)라는 의미다.
이 쥐는 화약과 같은 화학물질을 냄새 맡도록 교육받았다. 아프리카에서 교육을 받은 이 쥐는 금속탐지기를 들고 수색하는 사람보다 더 빨리 움직이며, 화학물질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멈춰 땅을 파고 그 위치를 탐지요원에게 확인해 준다.
아포포에 따르면, 메가와는 2016년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시엠립(Siem Reap)에 투입되어, 지금까지 22만5,000㎡의 지역에 지뢰와 폭발물을 탐색했다. 메가와는 그동안 지뢰 71개, 불발 포탄 38개를 찾아내는데 기여했다.
지뢰는 보통 5kg의 하중이 가해지면 폭발하는데 아프리카산 쥐의 무게는 1.3kg으로 지뢰를 밟아도 다치지 않는다. 아포포가 쥐를 이용해 지뢰탐색에 나선지 20년이 되는데, 지금까지 폭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아포포측은 메가와가 지뢰와 불발탄을 제거하도록 도와 캄보디아의 수많은 인명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는 내전 기간에 수백만개의 지뢰가 매설되어 아직도 지상 또는 지하에 묻혀 많은 인명피해를 주고 있다.
메가와는 지난해 9월 영국의 동물보호단체인 PDSA로부터 금메달을 수여받았다. PDSA는 그동안 용감한 개, 말, 비둘기, 고양이 등에게 메달을 수여했는데, 쥐에게 금메달을 주기는 77년만에 처음이다.
메가와는 2013년 11월에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지뢰와 폭발물 탐지 교육을 받고 캄보디아에 투입되었다. 아포포는 이 아프리카산 쥐를 영웅쥐(HeroRAT)이란 칭호를 붙여 주었다.
APOPO는 대인지뢰를 제거하는 도구를 가발하는 비영리 NGO 기구로, 1997년 설립되어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있다. 이 기구에 따르면, 짐바브웨 등 전세계 59개국에 6,000만명이 내전 기간에 매설한 지뢰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그 중에 캄보디아에 가장 많은 지뢰가 묻혀 있다고 아포포는 밝혔다.
아포포는 메가와와 같은 아프리카산 쥐를 앞세워 매년 캄보디아에서 일정 지역을 정해 지뢰 및 불발탄을 탐색하는데, 2020년에는 439만㎡의 지역을 탐색했다.
메가와는 당장은 죽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포포측은 “메가와는 아직 건강한 상태이지만, 활동력이 뒤떨어진 것은 부명하다”고 밝혔다. 메가와 은퇴에 앞서 지난주에 20마리의 신입 쥐들이 수송되어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아포포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