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이상 막혔던 해외여행 문호가 7월에 열릴 전망이다. 아직 조건은 까다롭다.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정되고, 단체관광에만 허용되고, 격리조치가 면제되는 국가와 트래블 버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몇 달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던 해외여행에 조그마한 문호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을 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코로나19 중대본회의에서 해외여행 얘기를 꺼냈다. 김 총리는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오랫동안 제한되면서 항공・여행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반면, 해외여행 재개를 희망하는 국민들은 많아지고 있다”며, “이에 정부는 방역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접종을 완료한 분들에 한해서 이르면 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총리는 이어 “접종을 마치고, 출입국시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별도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며, “해외여행은 많은 국민들께서 기대하시는 일상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제관광 재개에 관한 자료를 냈다. 두 부처는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제 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은 방역관리에 대해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하는 조건의 해외여행이다.
정부는 시행 초기에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여행만 허용하고,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상대국과의 합의를 통해 일정 규모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방역 관리 및 체계적·안정적 운영을 위해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에만 모객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할 방침이다.
국토부와 문체부는 트래블 버블 대상국으로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방역신뢰 국가(지역)에 대해 여행안전권역 추진 의사를 타진해 왔으며, 앞으로 상대국과의 합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프레스 센터에서 관광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트래블 버블 추진과 국제관광시쟁 재개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싱가포르, 미국과 유럽 등 인바운드 여행사와 호텔, 국적항공사, 체험관광업체 등 관광업계 대표와 관광 유관 기관 관계자 15명이 참석했다
황 장관은 “관광 재개의 첫 번째 조건은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국가’로서의 한국 관광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방역을 관리해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안심하고 안전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