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대형 취사장터 발굴
함안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대형 취사장터 발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10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발견…기반암 11m 파내 조성, 비교적 큰 규모

 

경남 함안에 아라가야라는 고대 왕국이 있었다. 아라가야 발굴팀이 왕궁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굴하던 중에 대형 취사장터를 발견했다. 왕궁에 살던 사람들의 밥을 짓던 곳으로 보인다.

발굴장소는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아라가야 왕궁추정지다. 2018년부터 이곳을 발굴조사해온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발굴팀은 취사전용 건물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문화재청
함안 가야리 유적 전경 /문화재청

 

건물터에는 경사진 기반암을 길이 11m, 남아있는 너비 5m, 깊이 80cm 정도로 파내어 부지를 조성한 후 그 내부에 길이 8m, 남은 너비 3.5m, 남은 높이 15cm의 내벽을 설치하고 취사 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건물지 내부는 황갈색 점질토를 1~2두께로 다지고 불다짐해 바닥을 조성했으며, 내벽과 연접해 동서 길이 5m가량 직선형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취사시설을 두었다.

동쪽에는 아궁이를 두었으며, 아궁이와 서쪽 배연부(排煙部) 사이에는 구들을 설치하였는데, 아궁이는 하단부만 남아있어 정확한 규모와 형태는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구들은 최대 길이 약 1m, 높이 약 50cm의 평평한 돌(板石)을 세우고 그 외부에 회색 점질토를 발라 연기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했다.

 

발굴조사지역 전경 /문화재청
발굴조사지역 전경 /문화재청

 

구들 상부는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구조는 파악할 수 없으나 구들 내부에서 일부 판석재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측벽과 같은 방법으로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가 나가는 배연부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쌓기해서 만들었으며, 연기가 잘 빠질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만들어 높이차를 두었다.

취사시설 부지 외곽에 일정한 간격으로 기둥구멍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취사 공간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외벽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배연부와 가까운 곳에는 기반암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集水井)가 확인되었는데,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취사전용건물지 모식도 /문화재청
취사전용건물지 모식도 /문화재청

 

건물지 내부에서는 6세기에 볼 수 있는 원통모양그릇받침(筒形器臺)과 적갈색 계통의 취사용 토기류가 출토되었다. 특히, 원통모양그릇받침의 경우 물결무늬(波狀紋) 장식, 원형 투창 등 가야토기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속성들이 관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라가야 속성인 곡옥(둥근 옥) 또는 새 모양 투창이 확인되고, 소가야 속성인 점줄무늬(點列紋) 장식과 한 쌍의 사각모양(長方形) 투창도 함께 확인된다. 이러한 특징은 아라가야와 다른 가야세력의 교류와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야문화재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발굴조사 성과를 동영상으로 공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