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태평양서 해저케이블 전쟁
미-중, 태평양서 해저케이블 전쟁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6.1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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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남태평양 해저케이블 부설권 낙찰에 미국 반대…재입찰 가능성

 

남태평양 해저에서도 미-중 간의 대결이 첨예하다.

로이터 통신은 태평양 도서국가인 나우루와 키리바티, 미크로네시아 연방을 연결하는 해저통신케이블 건설사업이 좌초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은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해 입찰에서 중국 화웨이 계열사인 HMN테크놀로지와 중국 케이블회사인 흥통(亨通)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낙찰받았다. 입찰에는 유럽의 알카텔, 핀란드의 노키아, 일본의 NEC가 참여했는데, 중국 회사는 경쟁사보다 20% 7,260만 달러를 제시했다.

 

해저케이블 부설선 /위키피디아
해저케이블 부설선 /위키피디아

 

동미크로네시아 케이블시스템(East Micronesia Cable system)은 태평양 상의 3개국 섬들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사업이다. 해저케이블은 인공위성에서 수신하는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중국기업이 태평양 해저케이블 사업에 뛰어들자, 미국이 반대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참여한다는데 주목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켜 미국 기업으로 하여금 거래를 금지하도록 한 중국회사다.

미국은 동미크로네시아 케이블이 미국령 괌섬을 연결하는 HANTRU-1 해저케이블에 접근해 미국의 군사정보에 접근할 것임을 경고했다. HANTRU-1 케이블은 미 육군이 1억 달러를 투입해 설치한 케이블로, 괌과 마샬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을 지나도록 되어 있다.

 

그래픽=박차영
그래픽=박차영

 

미국 정부는 태평양 도서국가들에 화웨이와의 계약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나우루는 중국과 대만을 오락가락하다가 2005년에 대만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나우루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미크로네시아에 외교관을 보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크로네시아도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키리바티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서방세계와도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2019년에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외 외교관계를 맺었다. 중국에 공황활주로를 건설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리바티에겐 중국이 멀고 호주와 뉴질랜드가 가까웠다. 미국의 우방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읺을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선 이 케이블 사업은 재입찰에 부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재입찰에서 화웨이 컨소시엄을 배제할 방법은 없다. 또 서방 소속의 기업들이 화웨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보장도 없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참여를 불허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Reuters, Pacific undersea cable project sinks after U.S. warns against Chinese bid

Fiber Optic Social Network, The US Raises Security Concerns Over East Micronesia Cable Project

Wikipedia, HANTR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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