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씨로 1,500년전 신라 풍경 복원한다
가시연꽃 씨로 1,500년전 신라 풍경 복원한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6.2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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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유적에서 씨앗 확인…현생 가시연꽃 활용해 경주 고환경 연구

 

가시연꽃은 수련과의 한해살이 남방계 수생식물로 중부 이남의 오래된 연못, 저수지, 호수에 산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가장 잎이 커서 지름이 2m에 이르기도 한다. 자주색 가시가 달린 꽃과 잎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시연꽃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창녕 우포늪, 강릉 경포천 등의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잎이 너무 커서 좁은 습지에서 살 수 없고 씨앗이 발아하는 데 여러 해가 걸려 번식이 더딘데다 대규모 습지 준설과 수질 오염에 취약해 가시연꽃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식물에 포함되어 있다.

 

경주 월성유적 해자 출토 가시연꽃 씨앗 /문화재청
경주 월성유적 해자 출토 가시연꽃 씨앗 /문화재청

 

1,500년전 신라시대에 경주 연못에 가시연꽃이 만개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5년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경주 월성유적의 해자를 조사한 결과, 동물, 씨앗 등 고대 환경을 알려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고 있는데, 이 중 가시연꽃 씨앗이 16,000개 이상이나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5세기 어느 여름날 가시연꽃이 핀 경주 일대의 당시 풍경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경주 춘양대전 제수품 중 가시연꽃 씨앗(가운데) /문화재청
경주 춘양대전 제수품 중 가시연꽃 씨앗(가운데) /문화재청

 

경주 숭혜전(崇惠殿)에서는 신라 미추왕, 문무왕, 경순왕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봄ㆍ가을 2차례 성대한 제례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때 사용하는 제물에는 가시연꽃도 포함되어 있다.

 

경주 건천읍 가시연꽃 군락(2020년 8월) /문화재청
경주 건천읍 가시연꽃 군락(2020년 8월) /문화재청

 

또 경주시 건천읍 일대와 천북면 등지에서는 가시연꽃군락이 확인되어 현생 가시연꽃과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고려사><조선왕조실록> 등에 가시연꽃은 검인(芡仁)’으로 표현되어 제수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수조 이식되고 있는 가시연꽃 /문화재청
수조 이식되고 있는 가시연꽃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영농조합법인 가시연꽃들꽃마을로부터 가시연꽃을 기증받아 고대 환경 복원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를 통해 과거 경주지역 가시연꽃의 이용 사례와 현재의 서식지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기증받은 가시연꽃으로 가시연꽃의 생장과정과 조건을 관찰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현생 식물 연구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과거 월성의 환경과 경주의 생태 복원에 관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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