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항구도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는 남구에 위치한 제뢰(鵜瀨) 등대다. 이름이 어려운데, 두견이(접동새) 제(鵜)와 여울 뢰(瀨)가 합쳐진 것으로 예로부터 ‘까치 여울’ 또는 ‘오리 여울’이라 불렸다. 이 여울이 부산항을 드나드는 선박에게 위험요소가 되자 이를 알리는 항로표지가 설치되었다.
1905년 6월에 세워진 제뢰 등대는 높이 6.9m다.
맨 처음에 이곳에 설치된 항로표지는 1887년 4월 돌을 쌓아 만든 입표인데, 당시에는 불빛을 비추는 등화가 없어 선박들이 검은색과 흰색 수직 줄무늬를 칠한 등탑의 모습만 보고 운항해야 했다. 그러다가 1905년에 현재와 같은 콘크리트 등탑이 새로 세워지면서 등화가 설치되어 선박들이 밤에도 안전하게 부산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01년 부산항 북방파제와 신감만부두 건설로 인해 등탑 주변의 바다가 매립되어 육지로 변하게 되자, 약 95년간 부산항을 밝혀오던 제뢰 등대는 그 기능을 멈추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옛날 건축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제뢰 등대를 바로 철거하지 않고, 2006년에 등대문화유산 제23호로 지정, 보존하고 있다.
제뢰 등대가 있는 감만부두 시민공원은 부산항을 입·출항하는 대형선박을 직접 보면서 야경과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에는 명승 제24호인 오륙도, 국가등록문화재 제359호인 UN시민공원, 부산시 지정문화재 제29호인 신선대 등 다양한 문화시설과 관광지가 있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적합하다.
해양수산부는 제뢰 등대를 7월의 등대로 선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