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미국, 자유무역보다 에너지패권 행사할 것”
조석 “미국, 자유무역보다 에너지패권 행사할 것”
  • 아틀라스
  • 승인 2019.05.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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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글…“고유가 다시 오면 동북아에 쓰나미 충격 올 것”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조석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고유가 시대가 온다는 제목의 글에서 고유가 전망의 근거로 최근 투자 부족으로 전통적 유전개발 프로젝트가 없고, 미국의 셰일마저 국제 시장에서 줄어들 수 있다으며, 페르시아만을 비롯한 원유 생산지에서 갈등이 발생해 생산량에 차질이 생길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번에 고유가가 다시 발생한다면 그 충격이 1970년대의 두차례 오일파동과 달리,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으나, 신흥국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로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글 가운데 공감하는 대목은 마지막 부분이다. 그는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독립을 이뤄 냈기 때문에 기존의 자유무역 체제에서 더 얻을 것이 없게 되었으며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셰일의 힘을 빌려 원격에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에너지 패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피터 자이한의 저서를 인용해 미국 없는 세계가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역사가 되풀이 된다고 했다.

 

조석 전 한수원 사장 페이스북 사진
조석 전 한수원 사장 페이스북 사진

 

조석 전 한수원사장 페이스북 글 내용

 

<고유가 시대가 온다. - 확실히 그리고 쓰나미처럼> 2019.5.20

 

에너지 부문에 이런 금언이 있다. “고유가의 해결책은 고유가이고, 저유가의 해결책은 저유가이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 기업과 투자자들은 새로운 유전개발에 투자하고 그에 따라 석유 생산이 증가하면 공급이 확대되어 유가가 떨어지게 된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이제는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에 따라 공급이 축소되면 다시 유가가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석유 시장의 상황은 두 번째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 진행된 유가 전쟁은 기업들의 유전개발 투자를 위축시켰고 이제 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유가 상승 동향이 심상치 않은 이유이다.

세계 에너지 기구(IEA)가 발표한 “2018년 세계 에너지 수급전망(World Energy Outlook 2018)”에 의하면 2010년 하루 생산량 8,700만 배럴(b/d) 수준이었던 세계 석유 수요는 2025년이면 15백만 b/d에 근접할 것이며 이 수요 중 대략 6,800b/d는 기존 생산 광구에서 생산되고 1,800b/d는 현재 허가받은 새로운 광구에서, 1,900b/d는 미국의 셰일 광구에서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년에는 미국의 셰일이 전 세계 수요의 20% 가까이 공급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지정학적인 이유 등으로 외부 충격이 발생한다면 유가의 상승 폭과 속도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셰일이라는 새로운 석유, 가스의 등장으로 저유가를 구가했던 세계 원유 시장은 이제 저유가에 따른 자원개발 투자 부족으로 유가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이번 유가 상승기에는 셰일 덕분에 에너지 수급에서 어려움이 없어진 미국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공급 능력의 20%인 미국의 셰일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국제 원유 시장과 미국 시장이 분리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의 투자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릴만한 전통적 유전개발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셰일마저 국제 시장에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르시아만을 비롯한 원유 생산지에서 갈등이 발생하여 생산량에 차질이 생긴다면 세계 원유 시장은 전례 없는 물량 부족이 발생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오는 유가 충격은 1970년대의 충격과는 달리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이 신흥국(Emerging Economies),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로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석유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요 감축을 위한 가격 정책, 효율 정책, 에너지 절약 정책 등과 더불어 공급 확충을 위한 자원개발 투자, 공급망 확대 등이 있을 수 있다. 오늘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전기 에너지로의 전환 가속화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기 에너지는 2차 에너지이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고급 에너지이므로 가능한 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전기를 통하여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전기 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석유 의존도가 낮은 에너지이다. 전기 생산을 위한 주 연료는 석탄, 가스,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이다. 가솔린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가스 난방을 전기 난방으로 바꾸는 것이 석유 위기 시대를 준비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할 것인가 하는 에너지 믹스와 일반 국민이 세금으로 인식하고 있는 전기 요금 수준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전기 사용의 총량을 늘리는 데 합의한다면 믹스로 인한 갈등도 줄일 수가 있다. 적절한 양의 원자력과 석탄을 유지하면서 천연가스와 신재생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이 셰일 가스의 수출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입장이 어느 정도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러한 틈새를 활용하여 미국산 셰일 가스 도입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하여 재생 에너지 기술을 혁신한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문제는 과도기적인 가격 상승인데 국민에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눈앞에 닥친 석유 위기에 대비하여 전기 생산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분담하자고 호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은 이러한 가격 상승을 완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미국은 이미 셰일 혁명을 통하여 세계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에너지 독립(Energy Independence)을 이루어냈다. 이제 미국은 기존의 자유무역 체제에서 더 얻을 것이 없게 되었으며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셰일의 힘을 빌려 원격에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에너지 패권(Energy Dominance)을 말하고 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대부분의 나라에서 에너지 자원의 심각한 부족 상태가 나타날 것이다. 피터 자이한이 그의 저서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The Absent Superpower)”에서 주장하는 대로 미국 없는 세계가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역사가 되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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