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의 고향 쌍문동에서 만나는 그 일당들
둘리의 고향 쌍문동에서 만나는 그 일당들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8.19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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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살던 곳, 둘리가 내려온 곳의 연고성…제방 벽화, 뮤지엄, 테마거리 조성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수 없는 둘리~ 둘리~ /빙하 타고 내려 와 음음~ /친구를 만났지만 /일억년 전 엣날이 너무나 그리워 /보고픈 엄마 찾아 모두 함께 떠나자 /~~! 아하~~~”

80-90 세대에서 아기공룡 둘리는 추억거리다. 만화잡지 보물섬이 나오면 만화 둘리부터 보았다. 둘리 노래도 머리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 둘리와 그의 친구들이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재현되어 있다. 만화 속에 둘리가 처음 도착한 곳, 작가 김수정이 둘리를 그린 곳이 쌍문동이라는 연고성을 활용해 지자체가 둘리를 상품화한 것이다.

 

우이천변 벽화 /도봉구청
우이천변 벽화 /도봉구청

 

도봉구는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 제방에 둘리 벽화거리를 조성했다. 벽화 길이가 420m에 달한다. 김수정 작가가 초안을 그리고, 벽화 전문가와 덕성여대 예술대학 학생 70여명이 벽화 그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의 인기 장면과 둘리 탄생 이야기, 연재 당시 시대상을 담은 일화가 벽화 안에 그려져 있다.

도봉구는 둘리뮤지엄도 세웠다. 나이든 중년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만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 즐기는 시간을 갖게 한다.

지하철 4호선 쌍문역은 둘리 테마역이고 숭미초등학교 인근에는 둘리 테마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쌍문3동 주민센터 벽화 /도봉구청
쌍문3동 주민센터 벽화 /도봉구청

 

둘리가 빙하에 갇혀 떠내려오다가 고길동의 딸 영희에게 처음 발견된 곳이 우이천이다. 쌍문동은 영희와 처음 만나고, 고길동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둘리의 고향이 됐다. 그러면 둘리는 왜 허다한 곳을 제껴두고 쌍문동으로 떠 내려왔을까. 만화를 그린 작가 김수정이 이 곳에서 둘리를 그렸기 때문이다.

30대 초반 김수정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쌍문동 공동묘지 앞에 자리 잡은 달동네에서 살아야 했다. 그곳에서 그는 만화를 구상하고 둘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래서 둘리는 쌍문동으로 흘러 들었고, 만화 내용에 쌍문동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쌍문동 버스정류장의 둘리 일당 /박차영
쌍문동 버스정류장의 둘리 일당 /박차영

 

둘리는 육영재단에서 발행하던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 19834월호서 19938월호까지 10년간 연재되었다. 크게 1, 2, 3부로 나눠지는데, 1부는 둘리가 고길동의 집에 와서 철수와 영희, 희동이와 만들어나가는 에피소드다. 2부는 도우너와 또치 합류 후에 고길동의 집과 동네에서 벌이는 각종 말썽을 그렸고, 3부는 둘리 일당이 희동이와 함께 나룻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3부가 끝나고 둘리 일당이 다시 돌아오지만 그후 스토리는 흐지부지되었다.

 

둘리 테마거리 /박차영
둘리 테마거리 /박차영

 

주인공 둘리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처음엔 도봉구에서 발급 신청을 냈으나 구청에서 질질 끄는 사이에 만화도시를 표방하는 부천시가 선수를 쳐 주민번호를 발급했다. 그러자 도봉구가 2011년에 둘리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했다. 이후 둘리의 주소지를 두고 도봉구와 부천시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부천시도 송내역 인근에 둘리의 거리를 조성한 바 있다.

 

둘리뮤지엄 /박차영
둘리뮤지엄 /박차영

 

작품 속의 고길동은 작가 김수정 본인으로 둘리 아빠다. 김수정은 둘리를 통해 만화가로 성공했으며, 이후 둘리는 KBS 만화영화로 제작되었다. 작가 김수정은 1950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현재 아기공룡 둘리의 작품 제작과 라이센스를 관리하는 둘리나라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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