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슬림의 성지, 이태원 이슬람 거리
한국 무슬림의 성지, 이태원 이슬람 거리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8.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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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조성…할랄 식당, 슈퍼, 서점, 옷가게 등 이슬람 가게 즐비

 

이태원의 이슬람 성원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외부 인사의 출입을 차단했다. 이슬람 성원으로 들어가길 포기하고, 주변의 거리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슬람 성원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 역에서 300m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나타난다. 그 주변에 40여개의 무슬림 상가가 밀집해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주변은 달동네다.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어지럽다.

이슬람 거리의 구간은 400m 정도 남짓하다. 이슬람 율법에 맞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아랍어로 된 간판이 눈에 띤다. 무슬림 복장의 청년들도 보인다.

 

이태원 이슬람거리 풍경 /사진=박차영
이태원 이슬람거리 풍경 /사진=박차영

 

우리나라에 이슬람이 들어오기는 신라 때부터이지만, 현대 무슬림의 단초는 6·25 때다.

한국전쟁에 무슬림 국가로는 터키군이 참전했다. 터키는 투르크(돌궐)족으로 우리민족을 형제국가로 생각했고, 터키군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을 인도적으로 지원했다. 전쟁 중에 두명의 무슬림 개종자가 생겼고, 1955년 이들이 중심이 되어 이슬람협회가 결성되었다.

본격적으로 한국에 무슬림 교도가 생겨난 것은 1970년대 중동건설 근로자들이 귀국하면서였다. 1975년 석유 위기 이후 중동과의 관계 개선을 하는 과정에서 아랍권 고위인사들이 한국의 이슬람 발전ㅇ[ 관심을 표명했고, 한국 정부도 친아랍정책으로 이슬람의 발전을 지원했다.

이런 정책적 흐름에서 생겨난 것이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이다. 1975년 당시 박정희 정부는 6·25때 터키군이 기도하던 장소였던 한남동 부지를 무슬림들에게 주었다. 그곳에 최초의 모스크가 지어졌다. 그후 부산에 두 번째 모스크가, 경기도 광주에 세 번째 모스크가 세워졌다.

 

서울중앙성원 /사진=한국이슬람교 사이트
서울중앙성원 /사진=한국이슬람교 사이트

 

우리나라에 이슬람은 기독교보다 일찍 들어왔다. 시간의 간격은 1,000년이 넘는다.

이슬람과의 접촉은 통일신라 시대부터로 파악된다. 처용이 아랍인이라는 학설도 있고, 경주 괘릉에는 서역인의 얼굴상도 있다. 당대에 이슬람은 회교(回敎), 또는 회회교(回回敎)라고 불리웠다. 중국인들이 위구르인들을 회회인(回回人)이라 불렀고, 그들이 믿는 이슬람교를 회교(回敎) 또는 회회교(回回敎)라 해 우리도 그렇게 불렀다.

고려초 팔관회에 회회교도가 참여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신라 말기에 회교신자들이 이미 이 땅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고려시대엔 수도 개경의 외황인 벽란도에 아랍상인이 왕래했고, 고려 가요 쌍화점회회(回回) 아비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슬람을 믿는 서역인들이 고려에 들어와 있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조선초기에도 회교도는 있었다. 세종실록회회교(回回敎)의 사문(沙門) 도로(都老)에게 쌀 5석을 내려 주었다”(세종 4)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세종 9(1427)에 예조는 대조회(大朝會) 때 회회도(回回徒)의 기도하는 의식을 폐지함이 마땅하다고 건의했다.

조선조가 통치 이념으로 유교를 강화하면서 회교를 탄압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성리학의 조선이 민간신앙으로 뿌리내린 불교를 완전히 소거하지 못했지만, 뿌리가 약한 이슬람은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

조선사회는 그동안 오랫동안 이슬람과 단절되어 있다가 1920년대 소련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던 투르크계 무슬림들이 볼셰비키 혁명을 피해 만주를 거쳐 조선으로 들어온다. 당시 볼셰비키 혁명에 반대해 백군 편을 들었던 일제는 이들의 조선 정착을 도왔다. 하지만 이들도 일제의 패망과 함께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태원의 이슬람 중앙회 이슬람 성원 /사진=박차영
이태원의 이슬람 중앙회 이슬람 성원 /사진=박차영

 

이태원 이슬람 거리는 이슬람 성원, 즉 모스크를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 있다. 할랄 식당은 물론 서점, 옷가게에는 무슬림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서울에서 한국인과 무슬림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무슬림 교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위치는 미미하다. 카톨릭 성당과 기독교 교회는 서울 중심가에 으리으리하게 위용을 자랑하는데 비해, 이슬람 성원은 달동네에 자동차 진입구와 인도가 구별되지 않은 채 비좁게 서있는 모습에서 한국 이슬람의 위상을 본다.

 

한국 무슬림들의 기도 /사진=한국한국이슬람교 사이트
한국 무슬림들의 기도 /사진=한국한국이슬람교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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