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충효길을 걷다…현충원~서달산~중앙대 후문
동작 충효길을 걷다…현충원~서달산~중앙대 후문
  • 아틀라스
  • 승인 2019.05.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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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건물 짓다 남은 땅에 조성한 산책길…달마사 조망이 절경

 

동작 충효길은 국립현충원과 서달산, 중앙대 뒷산을 연결하는 산책길이다.

동작역 3번 출구를 빠져 나오면 충효길 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은 처음부터 팍팍하다. 초장서부터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을 뺐다. 그렇게 올라가 정상부쯤 가면, 거기서부터는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동작충효길 /동작구청
동작충효길 /동작구청

 

현충원을 만들고 남은 능선길과 아파트를 때려짓고 더 짓지 못하는 자투리 녹지공간에 길을 내고, 거창하게 충효의 길이라고 붙여 놓았다. 산자락에 나무는 전혀 가꾸지 않았다. 흔하디 흔한 아카시아에 떡갈나무로 가득하다. 집 짓기에 바빴지, 공원 가꾸기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현충원 철망 담벼락에 장미를 드믄드믄 심어 놓은 것이 고작이다. 지루한 걸음을 한시간 옮겼을까, 현충원 담벼락을 따라가던 길이 끝났다. 별로 기억 나는 게 없다. 충효의 문이라고 만들어놓은 철제 지붕 두어개, 쉬어가라고 만든 의자 몇 개 정도가 지나는 길에 덩그러나 놓여 있다. 무슨 의미를 덕지덕지 붙여 놓았다.

 

현충원 담장의 찔레꽃 /김현민
현충원 담장의 찔레꽃 /김현민

 

옆에는 아파트 군락이 숲 위로 찔러 온다. 산이 었었기에 요만큼이라도 남겨 놓았지, 여기도 평지였다면 그냥 놓아두지 않았을 것이다.

현충원 담장이 끝나고 서달산 정상이다. 해발 190m 정도 된다고 한다. 정자가 두 개나 세워져 있다. 그 이유도 모르겠다. 조그만 공간 여유가 생기면, 뭔가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소산이 아닐까.

 

서달산 정상 달마공원의 동작대 /김현민
서달산 정상 달마공원의 동작대 /김현민

 

내려가는 길에 달마사를 들렀다. 고풍스러움은 없고, 현대 기계가 깎은 냄새가 물씬하다. 대리석이며, 조각물들이 지나칠 정도로 매끈하다. 세월이 쌓은 덕지는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돌아와 검색해 보니, 1931년 유심 스님이 창건하고, 만공 큰스님이 주석하여 근대불교의 장을 열었던 사찰이라고 한다. 해방과 함께 요사채, 대웅전을 신축하였고, 1962년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등록했다.

 

서달산 달마사 /김현민
서달산 달마사 /김현민
달마사 거북바위 /김현민
달마사 거북바위 /김현민

 

 

경치는 좋았다. 한강과 여의도, 북악산이 개끗하게 보였다. 이런 좋은 경치를 보니, 실망스러움은 한꺼번에 가셨다.

중턱에 거북바위라는 것을 만들어 놓았다. 거북 모양의 조그마한 바위가 있는데, 사람들이 어느때부터인가 거북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이 거북바위가 1년에 한두번씩 한강에 나가 목욕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모셨다고 한다. 그 아래에는 샘이 솟는데, 그곳에 동굴을 파서 용왕상을 봉안하고, 영천(靈泉)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토속신앙의 대상에 굳이 부처님을 세워 놓았는데,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달마사에서부터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공기가 달랐다. 벚나무, 잣나무들을 심어 공기가 맑았다. 이렇게 가꾼 산은 산책할 맛이 난다.

상도동과 흑석동을 좁게 가른 능선이 이어지며 중앙대 후문으로 내려갔다. 오른쪽도, 왼쪽도 아파트이거나 고층건물이다. 그 사이에 작은 능선에 오솔길을 내었다. 머리 양쪽을 바짝 쳐 깎고, 모리 윗부분만 머리카락을 남겨놓은 어느 야만족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왼쪽 상도동은 30년전에 달동네였다. 그곳에 필자도 자취방을 얻어 대학을 다녔다. 세월이 지나 그 오르기 힘들던 달동네는 아파트촌이 되었다.

상도터널 윗길을 너머 노들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한강대교를 건너 집으로 갔다.

 

충효길의 돌탑 /김현민
충효길의 돌탑 /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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