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의 땀 냄새가 나는 듯, 만리동 손기정공원
손기정의 땀 냄새가 나는 듯, 만리동 손기정공원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09.1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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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양정고 자라에 만든 공원…동상, 월계수, 기념관, 심훈 시비 등

 

서울역 뒤편 서부역에서 만리동 고개로 가다 보면 손기정 공원이 나온다. 행정구역은 서울 중구 만리동2가다.

원래는 양정고등학교 자리인데, 이 학교가 1987년 양천구 목동으로 이전하면서 학교를 헐은 자리에 양정고 출신인 손기정을 기리기 위해 공원이 조성되었다. 공원은 1987818일 개원했다.

손기정 선수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1회 올림픽에서 남자 마라톤에 일본 선수로 출전, 금메달을 땄다.

학교를 헐고 지어 공원이 비교적 넓다. 면적은 29,682이다. 광장과 산책로 등 체육시설과 손기정 동상, 기념비 등이 조성되어 있다.

 

손기정 동상 /박차영
손기정 동상 /박차영
손기정 동상 /박차영
손기정 동상 /박차영

 

손기정공원 내에 있는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가 우람하게 서 있다.

원래 올림픽 수상자에게 주는 월계관은 지중해 부근 건조지대에서 자라는 월계수의 잎이 달린 가지로 만들었으나, 독일 베를린대회에서는 미국이 원산지인 대왕참나무 잎이 달린 가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나무는 당시 손기정 선수가 부상으로 받은 묘목을 모교인 양정고등학교에 심은 것이다. 19821113일 서울시가 기념물 제5호로 지정했다.

 

손기정 월계수 /박차영
손기정 월계수 /박차영

 

손기정 기;념관 등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입실이 금지되어 있었다.

 

손기정기념관 /박차영
손기정기념관 /박차영

 

다만 당시 손기정 선수의 우승 소식을 듣고 시인 심훈이 읊은 시가 시비로 우뚝 서 있다. 심훈은 1938810일 신문호외 이면에 이 시를 쓰고 달포가 지난 916일에 세상을 떴다. 이 시는 그의 마지막 유작이다.

 

심훈 시비 /박차영
심훈 시비 /박차영

 

<오오, 조선의 남아여!>

그대들의 첩보를 전하는 호외 뒷 등에 붓을 달리는 이 손은 형용 못할 감격에 떨린다!

이역의 하늘 아래서 그대들의 심장 속에 용솟음치던 피가 이천 삼백만의 한 사람인 내 혈관 속을 달리기 때문이다.

'이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우리의 고막은 깊은 밤 전승의 방울 소리에 터질 듯 찢어질 듯,

침울한 어둠 속을 짓눌렸던 고토의 하늘도 올림픽 거화를 켜든 것처럼 화닥닥 밝으려하는구나!

오늘 밤 그대들은 꿈 속에서 조국의 전승을 전하고자 마라톤 험한 길을 달리다가 절명한 아테네의 병사를 만나보리라

그보다도 더 용감하였던 선조들의 정령이 가호하였음에 두 용사 서로 껴안고 느껴느껴 울었으리라.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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