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언론인 김만배에 초점을 맞추면
화천대유 대주주 언론인 김만배에 초점을 맞추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9.25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과 관련성 확인이 관건 …기자경력 30년간 얻은 인맥으로 수천억 수익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느끼는 의문 중 하나는 과연 언론사 기자가 재직 중에 이권사업에 개입해 수천억원의 이득을 챙길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그 기자는 어떻게 대장동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그는 어떻게 소액지분으로 거액의 사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을까, 기자는 어떻게 유수 은행들을 끌어들이게 되었을까, 그가 대학 후배에게 경영을 위임하면서 언론사 현직에 남아 있는 것을 고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대장동 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야 독자들의 관심을 끌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아직은 결정적인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뇌관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특정인 또는 특정기업에게 이권을 주고 그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다. 의혹만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이 사건에 연루된 언론인에 대한 실체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처음엔 A씨 또는 김씨라고 하더니, 최근 며칠 사이에 그 언론인의 소속사와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나온다. 장본인은 지난달까지 머니투데이에서 부국장까지 지낸 김만배씨다.

 

김만배씨 /머니투데이
김만배씨 /머니투데이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김만배 전 부국장(61)19921월 한국일보 공채 기자로 입사한 이후 일간스포츠, 뉴시스에서 근무했으며, 20046월 머니투데이에 입사했다. 머니투데이에서 그는 주로 사회부 법조팀에서 근무했으며, 법조팀 차장, 부장 등을 맡았다. 2019년부터 편집국 사회부 선임기자로 발령나 부국장 직함으로 칼럼을 썼다.

화천대유니, 천화동인이니 하는 회사의 이름은 김만배씨가 지었다. 두 법인 명칭은 중국 고전 주역에 나오는 용어인데, 화천대유(火天大有)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 천화동인(天火同人)마음 먹은 대로 일을 성취할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김만배씨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출신으로 중국 고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인명을 두고 야당에선 이재명 지사의 대권 의지와 연관지어 지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법인명은) 어렸을 때부터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두 개의 경로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 하나는 투자지분의 배당이고, 다른 하나는 화천대유를 통한 분양수익이다. 언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두 경로를 통해 김씨의 수익의 합계가 3,000억원대를 훌쩍 넘는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6467(29만평)에 주택 5,903가구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 사업은 이재명 지시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에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성남의뜰을 공동 설립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를 갖고 나머지 50%-1주에 대해 하나은행 14%, KB국민은행 8%, IBK기업은행 8%, 동양생명보험 8%, 하나자산신탁 5%, SK증권 6%, 화천대유 1%를 각각 보유했다.

SK증권의 몫 6%는 천화동인 1~7호가 나눠서 갖고 있는데, 각각의 주인도 구체적으로 거명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호는 전직 언론인 김씨가 100% 보유한 화천대유 소유이고, 2호는 김씨의 아내, 3호는 김씨의 누나, 4호는 남욱 변호사, 5호와 6호는 회계사와 변리사, 7호는 김씨의 머니투데이 후배로 알려졌다.

 

한달전까지 언론인이었던 김씨는 화천대유에 자본금으로 5,000만원을 투자해 지난 3년간 577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률이 1,000배나 된다.

배당수익은 그나마 약과다. 보다 큰 수익은 분양수익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3,000억원에 이르는 분양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성남의뜰과 화천대유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화천대유가 대장동에서 5블록의 택지를 수의 계약으로 불하받았다. 이중 4(A1·2·11·12블록)은 아파트 부지이고, 1(B1블록)은 연립주택 부지다. 면적이 128,8179m²로 대장동에서 조성된 전체 택지(427906m²)30%에 이른다.

지분 1%의 화천대유가 택지를 우선공급받은 것은 주주로 참여한 금융기관들이 법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의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가 수의계약 공급분을 독식하게 된 것이다. 동아일보 추산에 따르면 화천대유의 분양수익은 최소 3,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에는 김씨 이외에 또다른 전직 기자가 이번 일에 간여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천화동인 7호의 주인은 머니투데이에서 김씨의 후임 법조팀장을 맡은 배성준씨와 그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배성준 전 팀장과 그의 가족이 1,046만원을 투자해 121억원을 배당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법인은 지난해 9월 부산 기장군에 이는 한 2층짜리 건물을 사들이기도 했는데, 이 건물 1층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다고 한다.

 

대장동 사업에 김만배씨가 주목받는 것은 그의 법조기자 이력이다. 그는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머니투데이 입사 이후 법조계만 18년이나 취재했다고 하니,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 안면이 있을 것이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간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09년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대장동 사업을 공영개발에서 민영개발로 바꿔 달라는 청탁과 함께 8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을 선임해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끌어들인 것도 남욱 변호사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기원 이사장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를 직접 만나 제안을 들었고 사업을 확신해 4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화천대유 고문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이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전 특검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도 김씨의 제안으로 화천대유 고문직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가 법조기자를 오래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유명 법조인을 사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김씨는 8년전인 2014년에 기자 자격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인터뷰했다. 하지만 이 인연으로 이재명 지사와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커넥션이 만들어 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만배씨는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사와는 무관하며 세 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그중 하나를 선정했는데, 우리가 1등을 해서 사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니투데이에서) 현직 기자이며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것은 맞다. 하지만 경영은 하지 않는다. 변호사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나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천대유의 대표이사는 김씨의 성균관대 후배인 이성문씨(54)가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모르는 사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나와 김씨의 생각이 일치한 부분이 있다. …… 절대 비자금 조성하지 말고 뇌물은 주지도 받지도 말고 부정청탁도 금물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마치 부도덕하게 돈을 번 것처럼 몰아가니 정말 억울하다."고 했다.

 

김만배씨는 언론인 경력은 30년이다. 그가 언론경력으로 얻은 노하우와 인맥으로 얻은 수익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법적인 하자는 없다.

다만 현직 언론인이 이권사업을 벌일수 있느냐는 도덕적 문제는 남는다. 기자 한 사람이 수억 달러의 돈을 벌었다면 세계적인 토픽이 되지 않을까. 그런 나라의 언론은 제대로 된 언론일까.

그는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이익금은 통장에 다 있다. 통장에 있는 것이 그대로 있다. 우리나라엔 금감원도 있고 국세청도 있다. 뒤져보라. 만약 사실이 아닌 것이 기사에 나오면 나는 고소하면 된다. 나만의 일이 아니라 여기 많은 사람들의 일이니까. 누가 이익이든 뭐든 상관이 뭐가 있나.”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