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다시래기 강준섭, 당골예인의 축원을 받다
진도다시래기 강준섭, 당골예인의 축원을 받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9.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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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8세로 별세…아들 강민수도 다시래기 연희자로 대물림

 

전남 진도지방에서는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며 행복하게 살다 죽은 사람의 초상이 낫을 경우, 동네 상여꾼들이 상제를 위로하고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축원하기 위해 전문예인들을 불러 함께 밤을 지새우면서 놀았다. 그 민속극적 성격의 상례놀이를 다시래기라고 한다.

남들을 위해 다시래기 놀이를 해주던 강준섭 보유자가 이제 그 상례놀이의 대상이 되었다.

고 강준섭 보유자 /문화재청
고 강준섭 보유자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강준섭(姜俊燮, 1933년생) 보유자가 노환으로 24() 오후 7시경에 별세했다. 향년 88.

고 강준섭 보유자는 1933년 무업(巫業)을 하던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레 예인으로서의 환경에서 자랐다. 소리를 배우고 유랑극단 활동을 통해 전문예인으로서 활동하다 다시래기 복원을 위해 고향 진도로 귀향한 이후 진도다시래기의 보존을 위해 노력했다.

1985년 진도다시래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때 고 조담환(1934~1996)과 함께 진도다시래기 연희의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아 보유자가 되었고, 이후 다시래기 전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젊은 시절부터 함께 유랑극단 활동을 해왔던 부인 김애선이 전승교육사(1996년 인정)로 함께 활동했으며, 아들 강민수도 진도다시래기 연희자로 활동하다, 2011년 전승교육사로 인정되어 부친의 뒤를 이어가고 있다.

 

놀이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고구려의 옛 무덤에서 보여지는 벽화와 고구려·신라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를 통해 오랜 옛날부터 장례에서 가무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진도다시래기는 다섯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마당은 가상제놀이로 가짜 상제가 나와 상여꾼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다. 둘째마당은 봉사인 거사와 사당 그리고 중이 나와 노는데, 진도다시래기의 중심굿으로 민속가면극에서의 파계승 마당에 해당된다. 셋째마당은 상여꾼들이 빈 상여를 메고 만가를 부르는데 다른 지역의 상여소리와 달리 씻김굿의 무당노래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넷째마당은 묘를 쓰며 부르는 가래소리를 하면서 흙을 파는 시늉을 한다. 다섯째마당은 여흥놀이로 이어져 예능인들은 후한 대접을 받는다.

진도다시래기는 우리나리에선 유일하게 무속단체인 신청(神廳)을 중심으로 조직된 당골 전문예인들에 의해 전승된 민속극이다.

 
진도다시래기 /문화재청
진도다시래기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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