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돌변…임기말 문 정부에 협상카드 제시
김여정의 돌변…임기말 문 정부에 협상카드 제시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09.27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상회담 주고 뭘 요구할지 촉각…대북제재 해제, 핵보유 인정 등 요구 가능성

 

북한 김여정이 이틀에 걸쳐 문재인 정부에 유혹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김여정은 24일에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좋은 발상이라며 치켜세우더니, 25일 담화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 큰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볼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반기는 입장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오전 CBS 리디오 인터뷰에서 김여정의 발언에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과거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김여정이 하루 걸러 담화를 내놓으며 유화 제스추어를 내놓는 것은 무언가 아쉬운 게 있고, 그것을 한국정부에 얻으려 한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 동아일보 사설북한의 돌변은 내부 사정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봉쇄로 극심해진 경제난이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궁여지책으로 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이다.“고 보았다.

김여정 돌변에 대한 또다른 해석은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남한이 미국을 적극 설득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사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남북관계 회복을 통한 북미관계 개선입장을 밝히고 있고, 북한도 그동안 견지해온 북미관계 먼저, 남북관계 나중기조에서 남북관계 회복을 통한 북미관계 개선기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여정은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선결 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 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김여정이 제시한 선결조건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도 김여정의 전제조건에서 문제가 된다. 한미군사훈련 중단, 대북경제 제재 해제도 김여정의 선결조건에 포함된다. 저들은 이런 것을을 모두 북한 적대정책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달라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꿀 때 주의해야 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본 것 같다. 김여정은 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문 정부에게 시간이 없지 않느냐고 넌지시 말한 것 같기도 하다.

정권의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북한의 제의를 덥석 잡아쥘 필요는 없다. 북한은 지난 7월 남북 통신선을 연결해주고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가 한국군 참가 병력을 대폭 줄였지만 북한은 그래도 통신선을 다시 끊었다. 조선일보 사설이번에도 남북 이벤트가 급한 문 정권이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사전 선물로 내주기를 기대할 것이라며, “이미 통일부는 민간 단체들의 대북 사업에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건 북한의 진정성이다. 경향신문 사설북한이 대화 재개를 원한다면 조건을 내세우기보다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했다. 경향 사설은 정부도 북측 진의를 파악하면서 대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때라며, “다만 당장의 성과에 집착해 속도를 내기보다 냉정하고 신중하게 관련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여정 /사진=청와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여정 /사진=청와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