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고분서 출토된 기마민족 흔적
아라가야 고분서 출토된 기마민족 흔적
  • 김현민기자
  • 승인 2019.05.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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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서 집ㆍ배 모양 토기, 동물 모양뿔 잔, 투구, 말갖춤 등

 

고대에 경남 함안에 아라가야[(阿羅伽倻)라는 소국이 있었다.

<삼국유사> 기이편 5가야조에는 아야가야(阿耶伽耶), <삼국사기> 지리지 함안군조에는 아시량국(阿尸良國) 혹은 아나가야(阿那加耶), <광개토왕릉비><일본서기>에는 안라(安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전해온다. 중국인 진수(陳壽 : 233297)<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 전하는 변한 12국의 하나인 안야국(安邪國)도 같은 나라로 추정된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전해오지만 음운상 모두 비슷하다. 이들 명칭이 모두 아라가야를 지칭하며, 위치는 현재 경남 함안군으로 비정된다.

아라가야는 문헌을 통해 볼 때, 가야 전·후기를 거쳐 금관가야, 대가야와 함께 가야의 중심세력을 이루었고, 6세기에는 신라, 백제, 왜와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리 고대사의 주역을 담당했다.

 

출토된 상형토기 일괄 /문화재청
출토된 상형토기 일괄 /문화재청

 

아라가야의 고분군으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다양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두류문화연구원(원장 최헌섭)이 함안 말이산 고분군 북쪽지역 45호분을 발굴해 보니, 그곳에서 집배 모양 등 다수의 상형토기와 말갖춤, 투구 등이 출토되었다.

무덤 내부 피장자의 머리 위쪽에 있는 유물부장공간에서는 다수의 유물과 함께 집모양 토기, 배모양 토기, 동물모양 뿔잔, 등잔모양 토기 등 다양한 상형토기(象形土器)들이 출토되었다.

집모양 토기는 술주전자(주자, 注子)로 추정되며 맞배지붕의 고상가옥 형태로 파손 없이 온전하게 출토되었다. 9개의 기둥과 대들보, 도리, 대공, 서까래, 지붕마감재 등 마치 우리 전통건축의 기본구조인 삼량가(三樑架, 도리 3개가 있는 지붕 구조)에서 나타나는 주요 부재들이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배모양 토기는 유선형의 평면을 가진 준구조선(準構造船)형태로 이물(배의 앞부분)과 고물부(배의 뒷부분)를 높게 올리고 판재를 대었으며 양쪽 옆면에 각 5개씩 노걸이가 있다. 배의 고물부는 뚫려 있어 잔()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배 모양 토기의 상당수가 아라가야계 토기라는 점으로 보아 아라가야의 중심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에서 확인되었다.

동물모양 뿔잔은 굽다리에 불꽃무늬 투창(透窓, 토기 굽에 뚫린 구멍)을 새긴 타원형의 몸체와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후 U자상의 뿔잔을 올린 것으로 뛰어난 조형미를 가졌다.

또한, 피장자가 있던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발치 아래에서 말갑옷(마갑, 馬甲)과 투구(종장판주, 縱長板冑), 큰 칼(대도, 大刀), 금동제 말갖춤새(말 타기 도구) 등이 확인되었는데, 마갑총(馬甲塚,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에서 출토된 것보다 더 이른 시기의 것이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 전경 /문화재청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 전경 /문화재청

 

이번 조사는 올해 2월부터 말이산 45호분과 그 주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45호분은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정상부에 있는 대형 봉토분으로, 현재 남아있는 봉분의 지름은 20m, 높이가 1.8m. 구릉 정상부의 암반을 깎아 원형 봉토 기저부(基底部)를 조성하였으며, 매장주체부는 덧널무덤(목곽묘, 木槨墓)으로 길이 6.7m, 너비 2.7m 규모의 대형무덤이다.

45호분은 출토유물과 유구현황으로 볼 때 축조 시기가 400년을 전후한 시기로 아라가야 고총(高塚) 고분의 등장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덧널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대형 봉토분의 등장 시기를 알 수 있으며, 함께 확인된 집모양 토기와 배모양 토기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뛰어난 건축(建築)기술과 조선(造船)술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집모양 토기 /문화재청
집모양 토기 /문화재청
배모양 토기 /문화재청
배모양 토기 /문화재청
동물모양 뿔잔 /문화재청
동물모양 뿔잔 /문화재청
등잔모양 잔 /문화재청
등잔모양 잔 /문화재청
(왼쪽에서 위로) 큰 칼(대도), 판주와 마갑이 함께 얹혀 있는 모습(추정) /문화재청
(왼쪽에서 위로) 큰 칼(대도), 판주와 마갑이 함께 얹혀 있는 모습(추정)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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