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단청의 원료, 대부분 흙과 돌에서 나왔다
전통 단청의 원료, 대부분 흙과 돌에서 나왔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10.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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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연구소, 4년간 전국 사찰·궁궐 단청 과학적 조사…보고서 발간

 

고려-조선시대에 건축된 사찰과 궁궐에는 단청(丹靑)이 울긋불긋 칠해져 있다. 전국의 전통사찰과 궁궐 가운데 44곳을 대상으로 2,593건의 단청을 조사한 결과, 단청 안료의 원재료가 대부분 흙이나 암석과 같은 천연물질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사찰 불전 35, 사찰 건축(누각) 1, 사찰 건축() 1, 궁궐 건축 7건 등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총 44건을 대상으로 전통 단청을 과학적으로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단청의 주요 발색안료는 단독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유사 계열의 발색안료나 체질안료를 조채(調彩, 아교에 개어 쓰는 것)해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황색과 청색계열 안료의 경우 등황, 쪽과 같은 유기안료의 사용빈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일부 삼록 안료에서는 구리계열의 화합물과 같은 이차 생성물이 원료로 확인되었다. 천연 원료뿐 아니라 인공적으로 재료를 가공하여 사용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전통 단청안료의 종류를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적색계열은 석간주나 산화철 > 연단 > 주사 순으로 빈도가 높게 확인된다. 황색 계열은 등황 > 황토 > > 자황, 녹색계열은 하엽 > 뇌록 > 삼록 > 양록 > 석록 > 녹반 순이었고, 청색계열은 회청 > > 군청 > 석청 > 양청 순으로 높은 빈도를 나타낸다. 백색계열은 백토 > 연백 > 호분 또는 백악, 흑색계열은 먹이 주요 안료로 확인된다.

전통 단청의 과학적 조사 사업은 비파괴 조사뿐 아니라 문화재 현장에서 확보한 2,593점에 달하는 시료에 대한 광물분석 등 정밀분석을 수행하여 자료의 신뢰도를 높였다.

 

문화재연구소, 4년간 전국 사찰·궁궐 단청 과학적 조사…보고서 발간
전통단청 현장조사 모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4년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해 총 9권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발간된 9권의 보고서는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학술연구, 문화재 수리 현장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누리집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 볼 수 있다.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 보고서 /문화재청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 보고서 /문화재청

 

<단청 안료의 종류>

* 석간주: 자연 풍화토, 암석 및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적색 안료

* 연단: 납산화물을 가열하여 인공적으로 제조된 적색 안료

* 주사: 황화수은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적색 안료

* 등황: 식물을 원료로 제조된 황색 안료

* 자황: 황화비소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황색 안료

* 하엽: 천연 광물이나 구리 기물을 원료로 부식시켜 제조된 염화구리 계열의 녹색 안료

* 뇌록: 자연 풍화토, 암석 및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녹색 안료

* 삼록: 구리 계열의 화학조성을 가지는 녹색 안료

* 양록: 서양에서 유입된 인공합성 안료로 구리와 비소가 주요 성분인 녹색 안료

* 석록: 공작석(malachite)을 원료로 제조된 녹색 안료

* 녹반: 자연 풍화토, 암석 및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녹색 안료

* 회청: 코발트를 석영 등의 물질과 고온에서 용융시켜 제조된 청색 안료

* : 식물을 원료로 제조된 청색 안료

* 군청: 라주라이트(lazulite)를 원료로 제조된 청색 안료

* 석청: 남동석(azurite)을 원료로 제조된 청색 안료

* 양청: 서양에서 유입된 인공합성 안료로 청금석과 성분 및 색상이 유사한 청색 안료

* 호분: 자연산 패각 등을 원료로 제조된 백색 안료

* 백악: 방해석(calcite) 및 백운석(dolomite)을 원료로 제조된 백색 안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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