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바닥 인생의 세계 솔직하게 묘사
‘오징어 게임’, 바닥 인생의 세계 솔직하게 묘사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10.05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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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쓰고 한국적 놀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세계적 인기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바닥 인생들의 세계를 솔직하게 그려 냈다. 도덕이고 의리고 자존심을 모두 팽개치고 돈만 쫓고, 한탕주의가 난무하는 사회의 심리가 드라마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이런 요소들이 오징어 게임을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적 공감을 얻게 했다.
오징어 개임은 무엇보다 재미 있다. 그게 성공요인이었을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어났습니다’ 게임, 구슬 놀이, 달고나 게임, 줄다리기 등은 한국 어린이들의 놀이다. 간단한 게임 규칙만 알면 충분히 즐길수 있는 놀이다. 이런 놀이로 사람의 심리를 파헤쳤다.
가장 주목을 끈 대목은 6화 ‘깐부’다. 둘씩 한 조가 되어 구슬 놀이를 해서 지는 사람이 죽는 게임이다. 서로 친한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한 사람은 살아남고 다른 사람이 죽어야 하는 게임에서 묘한 심리가 나타난다. 
깡패 두목 장덕수와 그의 똘마니가 한 조가 되었는데, 생존의 게임에서 위와 아래가 사라진다. 똘마니가 두목에게 맞짱 뜨는 모습은 인간세게에 흔히 볼수 있는 장면이다. 파키스탄인을 속여 자신만 살아남은 상우, 삶을 포기한 지영의 덕분에 목숨을 건지는 새벽, 노인네 일남의 일방적 양보로 승리하는 기훈, 아내가 죽고 살아남은 남편….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인간의 발가벗은 모습이 드러난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홈페이지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홈페이지

 

빚에 쫓기는 사람들은 자포자기하기 일쑤다. 신체포기 각서를 쓰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 몸을 팔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은 현실에서 실재하는 스토리들을 드라마로 담아낸 것이다. 456명의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며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 1명의 승자가 456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상금을 독식한다. 이 돈이면 새로운 삶을 시작할수 있다. 돈이 인간을 패망시키고, 돈의 유혹에 그들은 삶과 죽음의 게임에 참여한다. 
매회 60분 정도의 스토리는 숨가쁘게 전개된다. ① 무궁화 꽃이 피던 날. ② 지옥, ③ 우산을 쓴 남자, ④ 쫄려도 편먹기, ⑤ 평등한 세상, ⑥ 깐부, ⑦ VIPS, ⑧ 프론트맨, ⑨ 운수 좋은 날로 이어지는 9회의 스토리는 금새 결말에 도달한다.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의 놀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놀랍다. 헐리웃 영화가 세계 영화를 주도하고, 영어가 보편적 언어인 영화계에서 특이한 현상이다. 역으로 로컬 문화가 세계화할수 있다는 사실을 오징어 게임이 보여준 것이다.

 

달고나 /위키피디아
달고나 /위키피디아

 

‘오징어 게임’은 영화 ‘기생충’과 달리 부자에 대한 증오심을 노출하지 않았다. 영화 기생충은 주인공들이 멀쩡한 집에 쳐들어가 부자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이유없는 행동을 정당화했다. 이에 비해 오징어 게임은 불가촉 하층인들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그렸다. 경마에 돈을 날리고 사채까지 끌어쓴 기훈,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증권맨이 되었다가 거액의 빚을 지게 된 상우, 새터민 출신으로 사기를 당한 새벽, 외국인 노동자 알리 등에서 바닥인생의 다양한 군상이 드러난다.
감독 황동혁은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을 제작했으나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 오징어 게임이 대박나면서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위키피디아
오징어 게임 포스터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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