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 탈출한 난민 소설가, 노벨 문학상 수상
잔지바르 탈출한 난민 소설가, 노벨 문학상 수상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10.07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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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나, 공산혁명 피해 탄자니아 탈출…영국서 난민 생활하며 작품활동

 

202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 73)18살이던 1964년에 고향인 아프리카 동해안의 섬 잔지바르를 떠나게 되었다. 당시 잔지바르엔 공산혁명이 일어나 과거의 지배계급이었던 아랍계 시민들을 탄압했다. 구르나도 위협을 받았다. 그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아랍계에 대한 학살을 피해 잔지바르를 탈출해 영국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했다. 그후 잔지바르는 내륙의 탕가니카와 통합해 탄자니아가 되었다. 탄자니아는 구라나의 입국을 거부했다. 망명 20년이 되던 1984년에 부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적인 귀국이 허용되었다.

세계적인 록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도 구르나와 비슷한 시기에 잔지바르를 탈출해 영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이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위키피디아
압둘라자크 구르나 /위키피디아

 

구르나는 모국이 있어도 귀국이 허용되지 않았고, 영국에선 난민으로 천대받았다. 그는 잔지바르 시절에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아랍계 문학에 접근했고, 영국 문학과도 호감을 가졌다. 그는 영국에서 21살이 되었을 때 던 해에 처음 문학 작품을 썼는데 초기 언어는 아프리카 토착언어인 스와힐리(Swahili)어였다. 그는 영어에 익숙해 지면서 영어로 작품을 썼다. 아랍어, 독일어에도 능숙하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커리커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압둘라자크 구르나 커리커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잔지바르는 고대로부터 아프리카 동해안의 무역 거점항구였고, 근대 이후 포르투갈, 아랍의 오만, 영국에 돌아가며 식민지로 전락했다가 1960년대 독립과 함께 독일 식민지였던 탕가니카와 합병해 공산화되었다. 1948년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구르나는 식민주의를 단호하게 반대했다. 식민지 이전에 국제도시였던 잔지바르를 꿈꾸며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처지인 난민 문제에도 접근했다.

1990년 전후 동아프리카에서의 탐구 활동을 토대로 1994년 출간한 네 번째 소설 '파라다이스'(Paradise)가 그를 국제적인 작가로서 유명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파라다이스는 성년에 관한 이야기이자 서로 다른 세계와 신념 체계가 충돌하는 슬픈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난민 경험을 소설로 다루면서 문화와 대륙 간의 괴리, 과거의 삶과 새로운 삶의 틈에 놓인 자신의 불안정성을 파헤쳤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이별의 추억’(Memory of Departure), '순례자의 길'(Pilgrims Way), '낙원'(Paradise), '바닷가에'(By the Sea) 등이 있으며, 10편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펴냈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영국 켄트대에서 영어·포스트콜로니얼 문학 교수를 지냈다.

구르나는 아프리카인으로는 198년 윌레 소잉카를 시작으로 다섯 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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