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에 대형건물지 2동…제의시설인듯
익산 쌍릉에 대형건물지 2동…제의시설인듯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10.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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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팀 발굴…벼루, 토기조각 등 출토, 쌍릉과 연관된 특수 건물지

 

익산 쌍릉은 백제 제30대 무왕과 왕비 능으로 전해지는 무덤으로, 사적 87호로 지정되어 있다. 2017~2019년 학술발굴조사에서 대왕릉에서 인골이 발견되고 봉분의 성토가 판축(대왕릉+소왕릉)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번에 정비예정구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쌍릉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 2동이 확인되었다. 이번 정비예정구역은 익산 쌍릉과 연접한 구릉의 동쪽에 해당되는 곳이다. 2009년 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시행한 인근 지역 발굴조사에서도 백제 사비시기의 연화문 막새를 포함해 녹유벼루 조각, 전달린토기(有顎土器, 턱 또는 귀가 달린 토기) 등이 출토된 바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길이 30m에 이르는 대형건물지 2동을 비롯, 수혈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건물지는 모두 기둥을 이용헤 지상에 조성한 지상식 건물지인데, 건물지의 경사면 위쪽에는 유수()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구상유구를 만들고, 내부에는 기둥구멍(柱孔)을 배치한 형태다.

각 건물지의 특징을 살펴보면, 1호 건물지는 길이 35m, 최대너비 11m 내외이며, 백제 사비시기에 해당하는 벼루조각, 대형 뚜껑편, 인장이 찍힌 기와 등과 함께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조각이 출토되었다.

2호 건물지 규모는 길이 27m, 최대너비 10m 내외이며, 특이하게 남서쪽 구상유구가 끝나는 지점에 집수정(우물)을 확인했다. 2호 건물지 구상유구(溝狀遺構, 도랑시설) 내부에서도 백제 사비시기의 토기조각과 통일신라의 인화문(印花紋, 도장무늬) 토기조각이 수습되었다.

이번에 조사된 대형건물지는 내부에 부뚜막(화덕)시설 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반 거주시설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기둥을 이용한 지상식 건물의 구조, 내부에서 출토된 벼루, 대형의 토기조각 등으로 볼 때 익산 쌍릉과 연관된 특수한 성격의 건물지로 추정된다. 또한,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로 볼 때 백제 사비시기에 조성되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일정시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김정희)가 발굴에 참여했다. 문화재청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은 원광교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인접해 있는 쌍릉과의 관련성 여부 등에 대해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익산쌍릉 유적 발굴 현장 /문화재청
익산쌍릉 유적 발굴 현장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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