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미군기지 가운데 동남쪽에 미군 장교숙소가 지난해 8월부터 국민에게 개방되고 있다.
부지면적은 4만9,368㎡(1만5,000평)이다. 주택 16개동, 기타건물 2개 동을 합쳐 모두 18개 동이다. 정부는 우선 18개 동을 리모델링해 전시공간, 자료실, 카페 등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공간은 시민들에게 열어 놓았다.
미군 숙소에 가을 단풍이 곱게 내려앉았다. 사진 찍기 좋은 4계절이다. 서울 도심 내에서 이국적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어서, 젊은이들이 곳곳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지역의 이름은 지금도 용산구 서빙고동이다. 용산기지의 둔지산 동남 쪽에 위치한 이 곳은 조선시대 얼음을 저장하던 서빙고가 인근에 있어 조선 초부터 ‘서빙고’로 불렸다.
이 곳은 원래 용산기지가 아니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반환받은 곳이 아니다. 처음부터 미군 기지가 아니었고, 어물쩡 미군이 쓰다가 우리가 돌려받은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용산에 군사기지를 조성했을 때 이곳은 논이었다.
6·25 전쟁이 터지고 미군이 일본군이 쓰던 용산기지를 복구해 주둔하면서 초기 미군이 진주할 때 이곳을 ‘캠프 서빙고’(Camp Sobinggo)라고 불렀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미군은 철도를 이용해 군수품을 서빙고역을 거쳐 용산기지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선(支線)을 설치했다. 이 폐철도는 아직도 남아 있다.
철도 지선을 끌어들이면서 서빙고욕과 용산기지 사이의 부지가 사실상 미군부지로 사용되었다. 부지의 북쪽에는 군수창고가 자리잡고, 지선의 서쪽 부지는 공터로 남아 있다가 1970년대에는 미군헬기장으로 사용되었다. 1986년 부지 4만9,368㎡가 한국정부에 반환되어, 옛 대한주택공사(LH)가 미군 장교숙소를 건설해 2019년 말까지 임대‧운영했다.
정부는 미군측으로부터 미군 장교숙소를 돌려받은 후 2020년 8월부터 이 곳을 시민에 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