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는 고대에 감문국(甘文國)이라는 작은 왕국이 있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조분왕 2년(231년)에 이찬(伊飡) 석우로(昔于老) 장군이 감문국을 토벌해 신라의 영토로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감문국은 김천시 개령면으로 비정되는데, 그곳 빗내마을에서는 예로부터 농악이 전해지고 있다. 김천시에 따르면, 빗내농악은 옛 감문국의 ‘나랏제사’와 풍년을 기원하는 ‘빗신제’가 혼합하여 동제(洞祭)형태로 전승되었다. 가락이 강렬해 다른 굿판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으며, 골매기굿, 문굿, 마당굿, 영풍굿, 판안다드레기, 기러기굿, 허허굿, 쌍둥이굿, 판굿, 영산다드레기, 진굿, 상사굿 등 모두 12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북 무형문화재 8호로 지정되어 있는 김천금릉빗내농악은 김천시(옛 금릉군) 빗내마을에서 전승되어온 농악으로, ▲ 경북 내륙지역 특유의 꽹과리 가락, ▲ 양손으로 치는 웅장한 북놀음의 특징을 지니면서 ▲ 군사훈련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판굿의 군사진굿 거리가 가미되어 기존 농악과 차이가 있다.
문화재청은 경북 ‘김천금릉빗내농악’과 전북 ‘남원농악’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하고, 각 농악의 보존회를 해당 종목의 보유단체로 인정 예고하기로 했다.
김천금릉빗내농악을 전승하고 있는 ‘(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는 폭넓은 연령대가 활동하고 있으며, 실연능력과 전승활동 실적, 전승의지가 탁월하여 보유단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 무형문화재 7-4호로 지정되어 있는 남원농악은 남원시 일대에서 전승되어온 농악으로 ▲ 마을농악과 걸립(乞粒)농악의 전통을 모두 갖고 있으며, ▲ 호남 지역의 농악 판제(마당밟이, 판굿)를 충실하게 전승하면서, ▲ 판굿 후반부에 펼쳐지는 도둑잽이굿과 개인놀이의 구성이 특이하고, ▲ 호남 좌도농악 특유의 부들상모를 이용한 상모놀음 등도 특징으로 꼽힌다.
남원농악의 보유단체로 인정 예고된 ‘남원농악보존회’는 상쇠를 비롯한 회원들의 연행능력, 전통적인 가락의 조화, 개꼬리 상모 제작 능력 등 탁월한 전승기량을 갖추고, 지역사회와 연계되어 전승기반과 전승의지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김천금릉빗내농악’, ‘남원농악’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남원농악보존회’의 보유단체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