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대사는 왜 내장산에 왔을까
달마대사는 왜 내장산에 왔을까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1.11.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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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지는 내장산도 좋았다…달마대사, 실록보존 등 다양한 스토리

 

단풍은 역시 내장산이다. 우리가 내장산을 찾았을 때는 단풍 절정기에서 약 1주일 늦은 시점이었다. 며칠 전에 갑자기 초겨울 날씨로 급변하더니 비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이 곳의 단풍도 머리숱이 상당히 빠진 초로의 썰렁함을 보여주었다. 다행인 건 늦단풍이 그나마 남아 단풍시즌이 다 가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그 늦둥이 단풍을 보면서 내장산을 둘러보았다.

 

내장산의 단풍 /박차영
내장산의 단풍 /박차영

 

내장산은 악산(岳山)이요 악산(惡山)이다. 둘러보면 곳곳이 바위 덩어리고, 오르기 매우 힘든 산이다. 전라북도 정읍과 순창, 전라남도 장성의 경계에 걸쳐 있는데, 정읍 쪽을 절벽으로 감싸고 있어 정읍에서 가야 한다. 총면적이 80.7이며, 전북쪽 면적이 46.9, 전남 쪽이 33.8이다.

주요 봉우리는 내장산(763m), 백암산(741m), 입암산(654m)으로 이루어 졌고, 내장산과 입암산의 북쪽사면은 동진강의 상류가 되고, 입암산과 백암산의 남쪽사면은 영산강의 상류인 황룡강으로 흘러 들어가며 내장산과 백암산의 동쪽사면(순창군 복흥면 일대)은 섬진강의 상류가 된다.

 

내장산 우화정 /박차영
내장산 우화정 /박차영

 

입구에서 30분쯤 걸어갔을까, 우화정(羽化亭)이 나온다. 개울물을 보()로 막은 인공호수에 만든 현대에 지은 정자다. 1965년에 지어졌으나 낡고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2016년에 전통한옥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

 

내장산 케이블 /박차영
내장산 케이블 /박차영
내장산 전망대 /박차영
내장산 전망대 /박차영

 

조금 더 가만 케이블카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태고 올라갔다. 케이블카에 내려 300m쯤에 전망대가 있다. 그 아래를 내려보면, 경치가 일품이다. 사방의 산꼮대기엔 가프른 절벽과 원추형 돌덩어리(崖錐)가 눈에 띤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화정과 호수 /박차영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화정과 호수 /박차영

 

대표적인 곳이 서래봉(624m)이다. 서래봉은 내장산 아홉 봉우리 중에서 가장 가장 경치가 뛰어나고, 1km에 걸쳐 바위 절벽이 이어져 하나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서역에서 온 달마대사가 내장산에서 수도했다는 전설이 내려와 서래봉’(西來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달마대사는 왜 이곳에 왔을까. 그 대답은 와보면 안다. 이렇게 경치좋은 곳에 누군들 오고 싶지 않았을까. 또다른 전설이 전해지는데, 서래봉이 농기구 써레와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장사에서 바라본 서래봉 /박차영
내장사에서 바라본 서래봉 /박차영

 

전망대에서 내려가면 내장사(內藏寺). 조계종 소속으로 선운사(仙雲寺)의 말사다. 내장사는 서래봉이 울타리처럼 감싸고 있어 포근한 느낌을 준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사시사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명승지다.

내장사는 영은사(靈隱寺) 자리인데, 636(백제 무왕 37) 영은조사가 50여 동의 대가람(大伽藍)으로 창건한 절이었다. 1095(고려 숙종 3) 행안선사가 건물을 중창했는데, 1539(조선 중종 34)에 조령(朝令)으로 소각되었다. 1557(명종 12) 희묵이 법당과 요사를 수축했으나, 임진왜란 때인 1592년 다시 소실되었다가 1639(인조 17)에 개축했다. 그 뒤 1779(정조 3) 대웅전을 중수하고 요사를 개축했다.

 

내장사 조선동종 /박차영
내장사 조선동종 /박차영
내장사 입구 /박차영
내장사 입구 /박차영

 

내장산은 실록 길로 유명하다. 임진왜란이 바랄한 1592년 정읍 선비 인의와 손홍록이 전주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내장산으로 옮겼다(移安)는 역사의 길이다.

 

내장산 단풍나무 /박차영
내장산 단풍나무 /박차영

 

실록길 입구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내장산 단풍나무가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있었다. 내장산의 단풍나무 중 가장 규모가 큰 노거수(老巨樹), 나이(슈령)290년 정도로 추정된다. 나무높이(樹高)16.87m, 근원직경(밑동둘레)1.13m, 흉고직경(가슴높이 둘레)0.94m에 이른다. 이 나무에는 내장산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아들의 효심에 감동한 산신령이 내장산에서 가장 많은 수종을 붉게 만들었다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다는 용굴암과 은적암 터까지 올라갔다가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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