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상남도 합천군 삼가면에 있는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다.
합천의 삼가(三嘉) 고분은 하나의 봉분에 다수의 매장시설이 설치된 고분으로, 한 봉분 안에 돌덧널을 추가로 조성했다. 기존의 봉분 일부를 절개해 새로운 매장시설을 만들고 이러한 매장행위가 반복되면서 거대한 하나의 봉분을 형성했다. 삼가 고분은 이러한 방식으로 봉분 5m 내외의 고분 다수가 짧은 시차를 두고 중첩 확장된 구조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330여기의 고총고분으로 구성된 가야 내륙지역의 고분군이다. 1~7세기 사이 널무덤(목관묘)→덧널무덤(목곽묘)→구덩식돌덧널무덤(수혈식석곽묘)→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에 이르는 가야 고분의 구조, 규모의 변천 과정이 드러난다. 이 고분군은 외형과 부장품 품목 구성의 변화를 통래 가야 소국으로의 정치체 성립과 성장, 발전, 소멸의 전 과정을 보여준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고분의 입지, 봉분 규모, 매장주체 시설의 수, 부장품 품목 구성 등에서 고분군을 형성한 집단의 사회 위계를 짐작할 수 있다.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에 걸쳐 형성된 다수의 매장시설이 중첩 확장된 구조인 ‘삼가식 고분’의 분포 범위를 통해, 가야 내륙지역 정치체의 규모와 존재 양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 양식의 변화를 보면 소가야 양식 토기와 대가야 양식 토기가 병존하다가 6세기 전반부터는 대가야 양식 토기가 부장되어 있다. 1~7세기에 걸쳐 고식 와질토기→신식 와질토기→고식 도질토기→소가야 양식 토기→대가야 양식 토기로의 점진적인 변화상이 뚜렷하여 가야의 문화 변천과 특정 가야로의 문화적 귀속을 보여준다.
이처럼 「합천 삼가 고분군」은 소가야, 대가야, 아라가야와 신라지역의 토기가 다양하게 출토되고, 제가야와 신라 토기 특성이 융합된 토기들의 생산 양상, 삼가식 고분의 축조방식 등을 통해 가야권역 내륙지역 정치체의 변천이 잘 드러나는 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