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중성에 대규모 치성 확인…고려성곽 최대
강화중성에 대규모 치성 확인…고려성곽 최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12.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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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수도 방어용 구조물… 도성 내·외부 연결로 관리, 성문 방어 역할

 

남한 지역의 유일한 고려 시대 도성유적인 강화중성에서 대규모의 치성(雉城) 흔적이 확인되었다. 치성은 성벽의 바깥에 돌출시켜 방어에 유리하게 만든 성곽 시설물을 말한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에서 해발 89~91m의 야트막한 능선 정상부와 대문고개로 이어지는 동쪽 사면부를 따라 성벽이 설치되었으며, 이에 잇대어 대규모의 치성이 돌출되어 있다.

강화중성의 치성은 길이 19m, 너비 4.5~4.7m, 남은 높이 1.3~2.6m, 이는 그동안 확인된 고려 시대 성곽의 치성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치성은 성벽 축조기법과 같은 판축(版築) 방식으로 축조되었다.

석축기단을 쌓고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기둥(永定柱)을 세운 다음, 판재를 결구하여 틀을 만들어 그 안에 성질이 다른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완성했다. 치성 주변에는 다량의 기와와 함께 문확석, 초석 등 문과 건물 부재로 추정되는 유물이 출토되었다.

한편, 성벽은 조사구역 내 능선 정상부를 따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휘어지는 형태로 축조되었다. 성벽의 너비는 4.5~4.7m로 치성과 같으며, 남은 높이는 내측 기준 1.4~2.1m, 외측 기준 2.5~3.3m이다. 성벽 내측에는 석축기단의 보축시설과 통행로가 성벽과 평행한 형태로 설치되었다. 또한, 치성이 잇대어진 성벽 안쪽에는 성벽과 치성으로 오를 수 있도록 계단형태의 등성시설((登城施設)이 너비 2.4m, 길이 1.2m 규모로 마련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치성은 수도 강화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중성에서 처음 확인된 대규모의 성곽 구조물로, 강화도성 내·외부를 연결하는 교통로를 관리하고, 성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3차 강화중성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제3차 강화중성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강화중성은 고려 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내성, 중성, 외성 3개의 성곽 중 하나다. 강화중성은 형태로 수도 강화를 둘러싼 토성(土城)으로, 현재 확인된 길이는 총 11.39이다. 강도(江都)시기에 축조된 성곽 중 당시의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하고 있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고려사’(高麗史) 등 문헌기록에는 중성이 1250(고려 고종 37)에 축조되었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1259년에 몽골과의 화의에 따라 성곽이 훼철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조사된 강화중성 제3차 발굴조사 성과는 123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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