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는 이재명 후보…전두환이 어쨌단 건지
말 바꾸는 이재명 후보…전두환이 어쨌단 건지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1.12.13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K지역에선 ”경제는 잘했다“…두달전 윤석열 발언 때와 대조적

 

정치인의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 이곳에서 이렇게 말했다가, 다른 곳에서 저렇게 말하면 그 정치인은 신뢰를 잃게 된다. 소신이 없어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11일에 경북 칠곡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렇게 언급했다.

"모든 정치인은 공과(功過)가 공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 그러나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

이 후보는 안동을 들러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다. 인권 침해, 민주주의 파괴, 불법 정치의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다.“

 

12일 경북 김천시장을 방뮨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이재명 페이지’ 사진
12일 경북 김천시장을 방뮨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이재명 페이지’ 사진

 

이 후보의 발언이 언론을 타자, 야당에서 즉각적으로 반박이 나왔다.

국민의힘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그가 맞는지 의심케 한다, ”아무리 표가 급하다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뼛속까지 거짓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재명 후보는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그런데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그 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날 발언을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두달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과 무엇이 다른지를 설명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0"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알고보니, 그렇게 말한 사람 가운데 이재명 후보도 있었다는 게 입증되었다.

그때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대응했나. 이재명 후보는 "살인·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 무슨 말씀을 더 드리겠는가"라고 했다. 그리곤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 반란범이라면서 묘지 입구에 깔린 전두환 비석을 밟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이 광경을 방송카메라를 통해 전국민에게 보도되었다.

 

그는 두달후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말 바꾸기에 대해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건,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건 모두가 걱정한다. 전자는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그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두려워하고, 후자는 그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고 걱정한다. 그런 우려와 걱정이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 사설에서 표현되었다.

조선일보 사설일부에선 이 후보에 대해 언변의 귀재라고 한다. “사이다 화법이라며 통쾌해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잘해도 진실성이 없으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겨레신문 사설이 후보가 최근 강성이미지를 벗기 위해 실용을 앞세운 중도 확장전략을 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다만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