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초 중공에게 대만은 목에 걸린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타이페이를 임시수도로 정한 장제스는 우월한 해군력으로 본토를 수복하겠다고 별렀다. 광둥성의 하이난도, 푸젠성과 저장성의 일부 섬에는 국민당 군대가 마지막 저항을 벌였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중공은 대만에서 국민당 잔당을 몰아냈을지도 모른다. 중공은 대규모 병력을 한반도에 투입, 그들이 말하는 항미원조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대만으로 전선을 확대할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1955년까지 중공 정권은 어선을 징발해 국민군 거점이던 하이난 섬을 비롯해 저우산 군도, 완산 군도, 난아오 섬, 둥산 섬, 난펑 섬 등을 수중에 넣었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대만섬과 펑후도(澎湖島), 푸젠성의 진먼도(金門島)와 마쭈도(馬祖島)였다. 대만섬과 펑후도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진먼도와 마쭈섬은 본토에서 포격거리 안에 있었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중국의 국공내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했다. 장제스의 국민정부가 대만으로 쫓겨갈때도 그는 대만해협의 긴장에 불개입 원칙을 천명했다. 트루먼은 동서냉전이 가열되면서 중국을 왜 잃었느냐는 반공주의자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1950년 한국전은 미국내 자유주의적 중립파를 돌아서게 한 계기가 되었다. 6월 27일 트루먼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사이에 놓여 있는 대만 해협에 미 해군 7함대를 파병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대만섬의 국제법상 지위는 모호했다.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일본이 대만섬의 영유권을 포기한다고 명시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대만섬의 주권을 중화민국으로 할 것인지, 중화인민공화국으로 할 것인지를 구체화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민주진보당(민진당) 등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은 대만섬이 중화민국도 중화인민공화국도 아닌, 독립국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루먼의 민주당은 대만의 중립화라는 애매모호함으로 충돌을 억제했다. 투르먼 행정부의 대만해협 정책은 중공의 대만 침략을 방어함과 동시에 장제스 정권의 본토 해안 공격을 억제하는 이중성을 띠었다.

1952년말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곧이어 1953년 이오시프 스탈린이 사망하고, 한국전 종전이 선언되었다.

장군 출신이자 반공주의자였던 아이젠하워는 취임과 동시에 대만해협의 봉쇄를 풀어 장제스 정권이 본토 연안을 포위하도록 허용했다. 대만 해군은 중국 연안을 봉쇄해 외국, 특히 소련이 해로로 중공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저지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949년 9월부터 1954년 10월까지 67척의 외국 상선이 대만 해군의 방해로 본토 해안에 접근하지 못했다. 1954년 6월 23일에는 공해상에서 소련 국적의 유조선이 대만 해군에 나포되어 소련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공의 해군력은 대만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대신에 육군은 막강했다. 마오쩌둥은 300여년 전에 푸젠성 출신 명나라 장수 정성공(鄭成功)이 소형 정크선에 병사를 싣고 대만섬을 정벌한 것처럼 장제스의 마지막 거점을 접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1954년 8월 2일 인민해방군 총사령관 팽더화이(彭德懷)는 군 지휘부를 소집해 대만 공격 작전을 수립했다. 국민정부도 중공의 동태를 감지했다. 국민군은 진먼도에 5만8,000명, 마쭈도에 1만5,0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8월 11일 중공 저우언라이 총리는 “타이완을 해방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진먼도와 마쭈도에 포격명령을 내렸다.

푸젠섬 연안의 두 개 섬에 중공군의 대대적인 포격이 가해졌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중국에 전쟁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진먼도에 파견된 미군 군사고문 2명이 중공의 포격에 사망했다.

9월초 미군 합참은 중국본토에 핵무기 사용을 아이젠하워에 건의했다. 아이젠하워는 핵 사용울 일단 보류했다. 영국의 처칠 총리도 미국의 핵 사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해가 바뀌어 1955년 1월 18일 인민해방군은 저장성 해안의 이장산다오(一江山島)에 상륙했다.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마오쩌둥에게 전투가 확대될 경우 핵전쟁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마오쩌둥도 섬 몇 개를 얻자고 미국과 전쟁을 벌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미국과 중공 정권은 이장산다오 섬에 주둔한 국민군의 철수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포격을 중단할 것에 합의했다. 1차 대만해협 위기는 8개월만에 끝났다.

 

1차 양안 위기 이후 아이젠하워 정부는 1955년에 포모사 결의안(Formosa Resolution)을 상원에 제출해 통과시켰고, 대만의 장제스 정부와 미중상 호안보조약을 체결했다. 이 두가지 조치로 미군은 중공이 대만해협을 공격할 경우 즉각 개입할 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다.

마오쩌둥은 미국으로부터 핵 위협을 받고 핵무기의 보유 필요성을 절감했다. 중공은 이후 1964년 최초의 핵실험을 했고, 1967년 수소폭탄 실험에도 성공했다.

 

 

대만해협 위기는 3년 후에 재연되었다. 미중 안보조약 체결 이후 대만군의 군사력은 미군의 무기 지원으로 대대적으로 확장되었다. 마오쩌둥은 더 늦기 전에 대만을 접수해야 하겠다고 판단한듯하다.

2차 대만해협 위기는 1958년 8월 23일 중공 인민해방군이 진먼도와 푸쭈도를 포격하면서 시작되었다. 8월 24일엔 인민해방군이 진먼도 인근의 작은 섬 둥딩도(東碇島)에 상륙하려고 소형함정 여러척을 파견했다. 대만 해군은 중공 함정에 사격을 가해 여러척의 전함을 격침시키고 상륙을 저지했다.

둥딩도 상륙에 실패한 중공군은 국민정부 소속 섬들에 대규모 포격을 가했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중공의 행위를 비난하며 또다시 대만 수호를 약속했다. 중공은 진먼도와 푸쭈도에 접근하는 대만 선박에 대해 집중포격을 가했다. 두 섬을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아아젠하워는 해군 7함대를 대만해협에 투입시켜 대만선박을 보호할 것을 지시했다. 진먼도와 푸쭈도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오가는 선박 옆에는 미 해군함정이 따라붙었다. 중공군은 미국 함정을 향해 사격하지 않았다.

이 전투에서 미국과 소련 전투기의 대리전이 벌어졌다. 중공군은 소련제 전투기 MiG-15, MiG-17을 대만정부 소속 섬과 해협 상공에 띄웠다. 이에 대항해 대만공군은 미국이 제공한 전투기에 공대공 나이키 미사일을 장착, 소련제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동지나해 공중전에서 승자는 미제 전투기였다. 4개월간 전투에서 대만 전투기는 2대 격추된데 비해 중공기는 31대가 격추되었다.

이번에도 미국은 원자무기 사용을 적극 검토했다. 아이젠하워는 원칙적으로 재래무기를 사용하되, 상황이 극단으로 갈 경우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소련의 안드레이 그로미코 외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전쟁으로 확대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또다시 중공은 미국의 위력에 밀렸다. 중공 정권은 그해 12월 2일 포격을 중단했다.

중공군은 20여만명이 동원되었고, 대만군은 9만명이 참여했다. 대만군은 500명이 죽고 2,000여명이 실종되었다. 중공군 500명 가량의 사상자를 냈다.

 

 

1960년 6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타이페이를 방문했을 때, 중공군은 이를 항의하며 진먼, 마쭈 섬에 10만발의 대포를 쐈다. 국민군은 아이젠하워가 대만을 떠날 때까지 참았다. 미국 대통령이 떠나자 대만군은 반격에 나서 푸젠 연안에 맞은만큼의 보복 공격을 가했다.

그후 양안의 전투는 없었다. 1979년 미국과 중국 공산정권은 국교를 수립했다. 미국과 대만 사이의 외교관계가 끝어진 1995~1996년에도 대만해협에 3차 위기가 발생했다. 이때에도 미국은 막강한 해군력을 해협에 투입해 중공의 도발을 중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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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Wikipedia, First Taiwan Strait Crisis

Wikipedia, Formosa Resolution of 1955

Wikipedia, Second Taiwan Strait 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