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개발에 밀려 외각 이동, 수표는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수표교(水標橋)는 원래 서울 청계천 2가에 있었다.
조선 세종 2년(1420)에 세웠으며, 당시에는 이곳에 소시장이 있었다 하여 ‘마전교’라 불리웠다. 세종 23년(1441) 수표(보물 제838호)를 만들어 이 다리 옆에 세우고 청계천의 물높이를 재어 홍수에 대비하도록 했다. 영조 36년(1760) 다리를 수리하면서 돌기둥에 ‘경(庚) ·진(辰) ·지(地) ·평(平)’이라는 글씨를 새겨두어 4단계의 물높이를 측정하도록 했다. 이 때부터 수중주석표(水中柱石標)라는 말이 생겨나 ‘수표교’라고 부르게 되었다.
500년간 서울 도심을 지키던 수표교도 개발시대를 이겨내지 못했다.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를 하면서 청계천의 수표교는 뜯어져 장충당공원으로 옮겨졌다. 다리 옆에는 돌기둥(석주)로 된 수표(水標)가 서 있었는데, 장충단까지 따라왔다. 이 수표는 1973년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에 있는 세종대왕기념관에 옮겨졌고, 1985년에 보물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장충당 공원으로 옮겨진 수표교는 길이 27.6m, 폭 7.5m, 최대높이 3.4m로 실측되었다. 화강암을 짜맞추어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아래의 돌기둥이 특이하게도 2단을 이루고 있다. 그 중 윗단의 돌은 모서리를 물의 흐름과 마주하게 하여 물의 저항을 덜 받도록 했다. 난간은 연꽃봉오리, 연잎 등을 주제로 설계해 놓았는데 그 조각들이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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