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대혁명은 1966년에 시작되어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장칭 등 4인방이 몰락하는 1976년까지 10년에 걸쳐 전개됐다. 중국에선 ‘10년동란’(十年動亂)이라고도 한다.

문화혁명은 1966년 5월 16일 당 정치국회의가 ‘당 중앙위원회 통지’를 결정한 것을 기점으로 잡는다. 이른바 ‘5·16 통지’는 베이징시를 장악하고 있던 펑전 일파에 대해 "표리부동한 자세로 마오쩌둥 동지의 교시와 위대한 문화혁명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숭배 열기도 달아올랐다. 5월 18일 린뱌오는 "마오 주석은 천재이고, 주석이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맞다. 주석의 한마디는 다른 정치인의 만 마디 말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나서도록 부추겼다.

5월 25일 베이징대의 조교인 녜위안쯔는 대학 당국과 다른 교수들이 우파 또는 반당분자라고 고발하는 대자보를 써 붙이고 대학생들에게 온건파 학자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하는 데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마오쩌둥은 이 대자보를 전국적으로 회람해 반영하라고 명령했다.

 

 

5월 29일 칭화대(清華大) 부속중학교에서 문혁 최초로 홍위병(紅衛兵)이 결성되었다. 칭화부중 홍위병은 무더기로 대학을 찾아가 교문을 무너뜨렸다.

공산정권이 수립된지 10여년이 지났어도 중국의 젊은이들은 좌절했다. 국가와 당에 대해 절대복종을 요구받고, 자신을 희생하고 금욕생활을 했지만 이상적인 사회는 오지 않았다. 하방운동으로 도시청년들은 농촌에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그들은 당료층이 새로운 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분노했다. 이게 그들이 참고 인내한 공산주의는 아니었다. 젊은이들의 분노를 점화시킨 것은 마오쩌둥이었다. 마오쩌둥과 그의 추종자들은 국가와 당을 공격했다. 어려서부터 마오쩌둥 어록을 암송하던 소년들은 붉은 책자를 들고 일어섰다. 그들의 행동은 아돌프 히틀러의 유겐트와 다르지 않았다.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고 했다.

홍위병은 정규군인 인민해방군과는 별도로 조직된 개인숭배 무장집단이었다. 자발적으로 조직된 것처럼 유도했지만, 그 배후엔 마오쩌둥과 문혁소조가 버티고 있었다.

6월 1일 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자본가와 그 앞잡이, 그리고 지식인들을 숙청해야 한다“는 사설을 냈다. 7월 27일 홍위병 대표단이 마오에게 서한을 보내 조반유리(造反有理), 즉 사회와 정치·문화를 뒤집어 엎고 대량숙청을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오는 이에 전폭적인 지지와 동의를 표시했다.

8월 5일 마오쩌둥은 인민일보에 “사령부를 폭격하라”(炮打司令部)는 선동적 구호의 논평을 직접 써서 실었다. 그가 어린 홍위병들에게 난동을 부리라고 선동한 것이다. 8월 16일,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홍위병이 마오쩌둥을 회견하기 위해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집결했다. 마오는 단상에 올라가 홍위병들이 혁명에서 보여준 행동을 칭찬했다.

 

 

1966년 8월 중국공산당 11중전회는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에 관한 16개항’을 결의했다. 결의문은 당내 집권파와 주자파(走資派)를 타도 대상으로 정했다.

“부르주아 계급은 타도됐지만, 이들은 아직도 다른 계급을 착취하던 낡은 이념, 문화, 풍속, 관습을 이용해 대중을 타락시키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역사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이것의 반대로 해야만 한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이념 면에서 당면의 모든 부르조아 계급의 도전에 응전해야 하며, 프롤레타리아의 새로운 이념, 문화, 관습, 습관을 이용하여 모든 사회의 정신적 시야를 바꾸어야 한다.“

5·18통지는 학생에서 출발한 대중운동을 노동자, 농민, 병사들이 참여하는 전국적 대중운동으로 끌어올리고, ‘4구’(四舊: 낡은 사상, 낡은 문화, 낡은 풍속, 낡은 관습) 타도를 목표로 정했다.

홍위병은 4구 파괴 운동의 이름하에 모든 종교활동에 핍박을 가했다. 절, 서원, 교회, 수도원 등은 문을 닫았고, 약탈되거나 파괴되었다. 종교인에게 가혹한 심문과 고문이 가해졌고, 구타와 폭행을 견디지 못한 많은 이들은 자살을 선택했다. 8월과 9월에 베이징에서만 1,772명이 홍위병에 살해되고, 상하이에서는 704명이 자살하고 534명이 살해됐다. 당국은 이런 홍위병의 폭력을 막는 것을 제지당하거나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공안의 책임자였던 셰푸즈(謝富治)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맞아서 죽어도 우리 소관이 아니다. 만약에 때려 죽인 사람을 구속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광기의 시대였다. 문화혁명은 대중이 얼마나 쉽게 광기에 빠지고 사회와 나라를 혼란의 나락으로 추락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8억 중국인들은 경제를 뒷전으로 하고 좌와 우의 이념 내전에 함몰되었다.

10년 동안 전개된 문화혁명은 개인의 삶과 가정을 파괴했고, 그 가족에게도 엄청난 비극을 가져왔다. 문혁은 중국의 모든 것을 추락시켰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투옥되고 숙청되었으며 중국은 자기 나라를 빛낼 인재들을 잃었다. 문화혁명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키웠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 믿지 못하는 비극을 만들었다. 어린아이들은 마오쩌둥을 부모 이상으로 떠받들도록 세뇌당했다. 아이들은 집에 와서 “지식인들이 노동자와 농민을 착취하기 때문에 타도해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주장했고, 지식인들은 자식들에게서 배척당해야 했다.

학생들은 낡은 것을 타파해야 한다면서, 교사나 교수들을 구타하거나 공개적으로 수모를 주었다. 사회가 미쳐 돌아갔다.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손자가 할아버지를 타파 대상으로 고발해 처형당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어느 과학연구소에는 갑자기 노동자, 농민들이 쳐들어와 접수했다. 연구원들은 매일 정신교육과 자아비판을 받아야 했으며, 정신교육의 일환으로 남자 연구원들은 건설현장으로 보내져 벽돌을 나르고 쌓았고, 여성 연구원은 마을에서 이발 일을 해야 했다. 이른바 하방(下放)운동이었다.

중국 전역에서 인간관계가 무섭게 변했다. 친구 사이, 동창, 부부,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관점이 다르다고 반목하고 고발했다. 사회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1966년 8월에 당 8기 11중전회에서 류사오치는 국가주석직을 유지하긴 했지만 당 서열 2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고, 마오쩌둥 다음 2위에는 린뱌오가 올라섰다. 천보다, 타오주, 캉성 등 문혁파들이 주류에 진입했다.

10월 16일 문혁소조 조장 천보다(陳伯達)는 연설에서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은 마오 주석의 노서에 반대하는 부르주아지 반동”이라고 공격했다. 그동안 모호한 말로 표현하던 타깃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린뱌오는 홍위병을 동원해 류사오치와 덩샤오핑 등 당권파에 대한 인신 박해를 유도했다. 홍위병들은 류사오치를 미국의 스파이로 몰았고, 부인 왕광메이(王光美)도 타도대상에 넣었다.

장춘차오는 류사오치를 물에 빠진 개로 표현하며 홍위병들에게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홍위병들은 류사오치를 중국의 흐루쇼프로 몰았고, 국가주석인 류사오치는 아내와 함께 홍위병들에게 구타당하고 제트기 자세라는 고문을 당했다. 1967년 1월 류사오치는 가족들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살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마오쩌둥은 거절했다.

1968년 10월 13일 마오쩌둥은 베이징에서 당 8기 12중전회를 소집해 류사오치를 출당시키고, 당과 정부의 모든 직위를 삭탈했다. 사령부를 폭파하라고 선동한지 2년 2개월만이다.

이후 류사오치는 베이징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1969년 7월 홍위병이 그의 저택을 습격하는 바람에 그는 2시간 동안이나 폭행, 폭언을 당했다. 분노와 비탄에 빠진 류사오치는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폐렴이 겹쳤으나 조금도 치료를 받지 못했다. 10월 중순 류사오치는 벌거 벗긴채 군용담요에 싸여서 허난성 카이펑으로 이송되었다. 그는 가구 하나 없는 콘크리트 방에 감금되었는데, 폐렴이 재발해 고열과 구토가 멈추지 않았다. 한때 중국의 국가주석이었던 그는 11월 12일 오전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구급차는 그가 죽고 2시간 후에나 왔고 의사는 사망진단서에 무직 남성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썼다. 시체는 빠르게 소각되었다.

 

마오쩌둥은 덩샤오핑의 능력만은 인정했다. 문혁파들은 덩샤오핑의 제명을 요구했지만, 마오는 동의하지 않았다. 덩샤오핑은 장시성으로 하방되었다가 1973년 저우언라이의 추천으로 복권해 국무원 부총리가 되었다. 그는 4인방에 의해 다시 쫓겨났다가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4인방이 척결된 후 다시 복권되었다.

덩샤오핑은 1980년 제11기 5중전회에서 류사오치의 사후복권을 선언했다.

 

---

<참고자료>

Wikipedia, Cultural Revolution

Wikipedia, Bombard the Headquarters

Wikipedia, Red Guards

Wikipedia, Red August

근-현대 중국사(하), 이매뉴얼 C.Y.쉬, 까치, 2013년